터키 지네르 “수십억불 투자했는데 한국 정부, 이럴 수 있나”

  • 송고 2016.09.26 17:26
  • 수정 2016.09.26 17:31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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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에 발주한 선박 한진해운에 용선하며 협력관계 지속

일주일에 100만불씩 손해 “한국 평판·신뢰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전경.ⓒ한진해운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전경.ⓒ한진해운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해 4개월째 용선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터키 지네르(Ciner Shipping Industry & trading)가 한국 정부 및 채권단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고 나섰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발주하며 한국 경제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왔음에도 한국 정부의 무책임한 법정관리 결정으로 인해 지네르 뿐 아니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는 것이 지네르의 지적이다.

26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파파칼로더카스(Vasileios Papakalodoukas) 지네르 CEO는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대해 한국 정부 및 채권단을 강하게 비난했다.

파파칼로더카스 CEO는 “지네르는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발주해왔으며 이는 한국 조선산업 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그럼에도 한국 정부와 채권단은 이와 같은 우리의 공로를 상당히 나쁜 방식으로 되돌려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네르는 ‘한진 크로아티아(Hanjin Croatia)’호를 비롯한 총 4척의 9030TEU급 선박에 대해 한진해운과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 6월 이후 용선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지네르는 하루 15만 달러, 일주일에 100만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최근 인도된 ‘한진 스위처랜드(Hanjin Switzerland)’호의 경우 압류를 피하기 위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홍해로 방향을 돌려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선박은 모두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에서 척당 8000만 달러에 수주해 올해 인도됐다.

지네르는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에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2척, 캄사르막스급 벌크선 4척, 핸디사이즈 벌크선 7척을 발주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파파칼로더카스 CEO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메흐멧 파티흐(Mehmed Fatih)’호, ‘비토리아(Vittoria)’호 등 2척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명명식을 함께 했다. 이 행사는 영도조선소가 4년 만에 개최한 명명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한진중공업 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삼호조선, SPP조선 등에 선박 발주를 단행하며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신뢰를 보여온 지네르는 다른 글로벌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한진해운에 용선한 선박들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규모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건조된 선박 4척을 포함해 지네르는 한진해운에 총 8척의 컨테이너선을 용선하고 있으며 이들 선박은 8년간 일일 3만7500달러에 용선계약이 체결됐다.

이밖에 한진해운은 시스팬(Seaspan)과 7척의 선박에 대해 일일 4만3000달러, 다나오스(Danaos)와는 1만100TEU급 3척에 대해 일일 5만4000달러에 용선계약이 체결돼있다.

파파칼로더카스 CEO는 “한국 정부와 채권단의 이와 같은 행태는 한국에 대한 평판 뿐 아니라 앞으로 한국 기업들과 사업을 하려고 하는 외국 기업들의 인식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한 대책 및 글로벌 선사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명확하게 발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터키 억만장자인 투르게이 지네르(Turgay Ciner)가 설립한 지네르는 에너지와 광산, 미디어를 위주로 사세를 키워왔다.

이후 유조선과 벌크선 사업에 진출한 지네르는 2013년부터 컨테이너선 사업에도 나서며 해운시장 진출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지네르가 보유한 선박은 총 26척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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