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런 강남 재건축…"아파트, 지금 사야돼? 말아야돼?"

  • 송고 2016.10.20 16:13
  • 수정 2016.10.20 16:59
  •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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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실거주자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되더라도 영향 '無'

반포 '喜' 분양 앞둔 개포 '悲' 등 지역별 편차 존재 점쳐

강남 재건축 단지 전경 ⓒEBN

강남 재건축 단지 전경 ⓒEBN

"정부에선 투기과열지구 지정한다는 데, 지금 아파트를 사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고민하자 최근 강남 일대 공인중개소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다. 정부에서 일부지역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파급력은 지역별로 편차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강남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던 반포·잠원동 일대는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자금력이 풍부한 실거주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잠원동 H부동산 관계자는 "반포 일대는 투기관리지역으로 선정되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8.25대책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실거주 수요로 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지 못해 내 놓은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반포 일대는 8.25대책 이전부터 수익률 하락으로 매물이 사라지며 거래도 뜸해졌다. 최근 거래가 뜸해진 것이 투기과열지구 선정을 앞두고 시장이 침체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는 "정부가 대출을 막아 투기수요 진입을 차단하고 분양가를 낮춘 덕분에 자금력이 풍부한 강남 실거주자들은 원하는 타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력을 갖춘 수요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반포 '아크로리버뷰'와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에서 증명됐다. 지난 17일부터 계약을 실시한 아크로리버뷰는 정당 계약기간 내 대부분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이치 아너할즈도 나흘만에 완판을 달성했다.

반포일대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현재 집을 사더라도 투기관리지역 선정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반포 J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기존 아파트 매매는 투기관리지역이 선정되더라도 영향력이 미미해 실거주자는 매입해도 무방하다"며 "최근 매입을 원하시는 분들은 대출이 필요없는 자금력이 풍부한 수요자들이라 원하는 아파트가 있다면 투기관리지역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에서 60%로 강화한다 해도 강남 실거주자들은 충분히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이제 막 분양을 개시한 개포지구다. 개포지구는 현재 32개 단지 2만8000여 세대를 개포주공 1~4단지, 개포시영 등을 재건축해 평촌신도시급인 4만2000세대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개포2,3단지가 분양을 마쳤고 개포시영 일반분양이 내년 예정돼 있다.

만약 강남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이 되면 분양권 전매제한이 강화되고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가 시행되는 데, 매물을 팔 수 없을 것이란 우려 속에 호가가 낮아지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와 4단지의 경우 호가가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개포동 B부동산 관계자는 "개포지구의 경우 분양 물량이 워낙 많아 서울시에서 이주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사업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더해진다"며 "앞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이 되면 매매가 어렵다는 호가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는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되고 호가가 1000만~2000만원 가량 조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겠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될지는 불분명하지만, 실제 지정된다 하더라도 강남 일대에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강남권에 투자자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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