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물량은 감소하는 데 리스크는 급증한다고...왜?

  • 송고 2016.10.24 11:16
  • 수정 2016.10.24 11:24
  •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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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이상 대형 사업 리스크 비중 2년새 42%→57%로 커져

"초대형 적자사업장 기업 경영에 '치명적'…선제적 대응 필요"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2006년 이후 최저치 달성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프로젝트에 치중한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형 사업의 리스크 비중이 증가하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사업 수주 실적은 9월 기준 186억 달러로, 실적이 급감한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5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 연간 수주액이 300억 달러 안팎으로 예상되며, 2006년 이후 가장 적을 전망이다.

수주 실적은 줄었지만, 대형 사업의 리스크는 꾸준히 증가해 오히려 국내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해외사업 잠재 리스크 조기경보체계(Risk-EWS)'에 따르면 올해 4분기 1조원 이상 해외사업의 잠재 리스크 규모는 56.7%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8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첫해인 2015년 1분기에 41.7%를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해 8분기만에 15%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00억~5000억 사업 리스크는 26.2%→18.4%로, 5000억~1조원 사업 리스크는 31.6%→24.4%로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건산연은 최근 수주한 1조원 이상 대형 사업의 공기가 30~60% 경과하며 리스크가 누적돼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위성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수주한 프로젝트들은 계약금액이 대형화되고 사업기간이 단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대형사업의 손실 규모가 기업 전체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사업 중 △공기가 50% 이상 지났지만 실적이 30% 미만인 사업(23.6%) △공기가 지났지만 실적이 80~95%에 그치는 사업(8.4%) △공기가 이미 지났지만 실적이 80% 미만인 사업(6.8%) 등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사업 비중만 39%를 차지한다.

특히 공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실적이 저조해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장만 15%에 이르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은 사업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단위사업에 대한 리스크관리 성과는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사업의 공기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어 대형사업의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활동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위성 연구위원은 "해외건설시장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대형사업의 선제적 리스크 대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금석"이라며 "엔지니어링·재원조달 역량을 향상시켜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충족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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