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백화점식 '직매입' 실험중…한국판 '아마존' 나올까?

  • 송고 2016.10.27 10:38
  • 수정 2016.10.27 10:48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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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오픈마켓 서비스→상품 직매입 판매 돌입 '온라인몰' 궤도수정

6개월만에 첫 PB브랜드 론칭 성공…직매입 상품군도 8000개로 늘어

11번가 직영몰 사이트ⓒ

11번가 직영몰 사이트ⓒ

SK플래닛 11번가가 상품을 직접 매입한 뒤 판매하는 온라인몰 사업을 본격화한다. 11번가는 이번 직접 판매 방식 도입으로 오픈마켓 전문유통업체에서 오픈마켓과 온라인몰을 접목한 종합온라인몰 유통회사로 궤도수정을 단행한 셈이다.

11번가는 최근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손잡고 11번가가 직접 판매에 나서는 의류브랜드 '레어하이'를 론칭했다. 지난 4월 상품 직매입을 시작한 뒤 이천에 세운 물류센터를 활용해 선보이는 첫 자체 브랜드다.

27일 11번가에 따르면 이주 월요일부터 판매한 '레어하이'의 캐시미어 코트는 준비한 물량을 한주도 안돼 거의 완판시켰다. 11번가는 "캐시미어100% 제품이 불관 만원대에 판매되다보니 소비자들의 반응이 워낙 좋았다. 추가 입고를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직매입 이후 11번가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업적 지위다. 수수료를 받는 중간상에 불과했던 11번가는 제품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직접하며 가격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됐다. 당초 목표도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절감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75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경쟁이 심화하면서 11번가의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11번가는 직매입 시장 진출과 함께 최근 공격적인 O2O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 손실은 만회하겠다는 분위기다.

다만 11번가는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전체 규모에서 직매입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0분의1할 정도로 추산된다. 의류·잡화·반려동물을 통해 차츰 이 비중을 늘려나갈 전망이다. 올 4월 600여개에 불과했던 직매입 상품군은 이달 현재 8000여개까지 늘어났다.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닷컴'의 첫 출발은 도서전문 오픈마켓이었다. 판매자에게 장터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중개서비스, 현재 G마켓·옥션, 11번가 등이 갖추고 있는 형태다. 94년 설립된 후 20여년이 흐른 지금 아마존의 직매입 사업 매출은 서비스 매출과 맞먹고 있다.

직매입과 중개서비스를 고루 갖춘 유통업체 아마존은 해외 매출이 전체의 50%에 달할 만큼 성장했다. 아마존은 독일, 일본, 영국, 한국 등에 진출해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고루 섭렵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패션 매출만 18조원을 기록하며 미국 온라인 의류판매 1위에 올랐다.

11번가는 현재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다. 유통업체들이 한류 열풍에 기대 중국에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달리 e커머스 성장이 두드러지는 중동, 동남아 등 신흥국가에 먼저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태국 진출도 준비중이다. 연내 오픈을 계획하고 있지만 '국왕 사망'이라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는 진출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는 시장 진입이 필요한 신흥국 위주로 진출하고 있다. 터키는 진출 3년만에 현지 1위에 올랐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각각 2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해외 사업장에까지 직매입을 논하는건 시기상조다. 하고 있는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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