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위기극복 후 백의종군”

  • 송고 2016.10.27 11:14
  • 수정 2016.10.27 11:15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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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약속 못 지켜 죄송”

그럼에도 구조조정 불가피 “노조도 동참해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대우조선해양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생산직을 포함한 인적 구조조정 및 분사 등을 주도 중인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사후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 할 뜻을 내비쳤다.

정 사장은 27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어느 정도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이 모든 아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시황 침체에 따른 수주가뭄이 지속되면서 당초 오는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실시키로 한 인력 구조조정을 앞당겨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연내 2000명가량을 추가로 감축해 전체 임직원 수를 지난 6월 말 기준 1만2699명에서 1만명 이하 규모로 20∼30% 줄일 계획이다. 과장급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1일까지 접수를 받은 결과 절반 정도만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에 지난 24일 본부장을 비롯한 담당임원, 부서장 등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상당수 임원들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회사를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며 본인 또한 다르지 않다”며 “어쩌면 앞으로 대의를 위해 직원들에게 지금보다 더 큰 아픔을 주는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정 사장에 따르면 오는 2017년 4월 이후부터는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한 건만 남게 된다. 신규수주가 없는 상황에서 고정비를 매출 축소에 맞춰 줄이지 못하면 회사 전체가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정 사장은 “40년 가까이 키우고 지켜왔던 일터의 명맥을 어떻게든 이어가기 위해서는 눈물을 머금고 인적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인력 이탈과 업무공백이 예상되지만 신속한 조직개편과 업무 재조정을 통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약속을 못 지키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당시에는 손실이 나더라도 5조원대의 천문학적인 손실이 날 것과 수주절벽이 지금처럼 심각하게 지속될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어 “회사 매출은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구조조정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며 “약속을 지키려고 구조조정을 안 한다는 것은 모두가 침몰하는 길을 재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에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정 사장은 “우리끼리 갈등을 보이며 국민이나 채권단에게 불안을 안겨준다면 우리의 생존은 여기서 끝난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자구계획에 대해 노사가 함께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하는 것이 수주절벽을 넘어갈 수 있는 유일한 다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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