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百, 정유경式으로 진화한다

  • 송고 2016.12.09 02:00
  • 수정 2016.12.09 14:16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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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면세점 등 정유경 사장이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구점에 '시코크' 입점·마인드마크 면세점 추진도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연합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연합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대형 뷰티 전문 편집숍을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 영토확장을 본격화한다. 아울러 랜드마크를 넘어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마인드마크 면세점'을 기치로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회장품과 면세점 모두 정 총괄사장이 강조하는 방향으로 옷을 갈아 입는, 이른바 정유경식(式) 진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12월 오픈 예정인 신세계 대구점에 180여평 규모의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가 들어선다. 신세계 단독 브랜드 20여개를 포함해 업계 최다인 220여개 브랜드를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정 촐괄사장이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이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행보다. 그간 신세계는 분더샵을 중심으로 해외명품, 아동, 생활 등 전 장르에 걸쳐 다양한 편집숍을 선보여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시코르는 화장품 소비자들에게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직구가 아닌 백화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 브랜드 역시 주력 제품들을 비롯 구색의 깊이를 더한 제품들을 선보일 수 있어 화장품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기대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시코르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럭셔리 브랜드의 색조 화장품부터 온라인에서 유명한 스킨, 로션까지 한 곳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원스톱 쇼핑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백화점 화장품은 드럭스토어, 온라인, 홈쇼핑 등 유통채널의 다변화로 제로 성장을 거듭 중이다. 마니아급 열정과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코스메틱 덕후'들이 SNS를 등에 업고 트렌드를 이끌면서, 백화점 1층을 점령한 럭셔리 화장품 매장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시코르가 해외직구로만 살 수 있었던 전세계 유명 화장품들을 대거 모은 이유다. 시코르는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여자친구, 아내와 함께 온 남자들을 위한 남성 화장품과 아이들을 위한 제품도 함께 있어 또 다른 화장품 매장을 들리지 않아도 된다.

랩시리즈, 비오템 옴므, 시세이도 맨 뿐만 아니라 기존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셰이빙 전문 브랜드 '뮬레'와 '블루비어드리벤지', 저자극 남성스킨케어 브랜드 '잭블랙', 최초 남성 그루밍 브랜드 '백스터' 등 남성만을 위한 전문화장품 공간도 따로 두었다.

앞서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 '라페르바', 이마트의 화장품 편집숍 '슈가컵', 이마트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 등을 앞세워 고객 집객의 열쇠가 되고 있는 화장품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들어설 시코크 매장 투시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들어설 시코크 매장 투시도ⓒ신세계백화점

지난해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에스티로더, 샤넬, 디올 등의 색조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1위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 인터코스와 지분율 50대 50으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웠다.

화장품 확장과 함께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 나선 정 총괄사장은 '마인드마크 면세점'을 내세워 자신의 색을 입혔다. 정 총괄사장이 첫 입사했던 조선호텔과 신세계백화점에서 '아트 경영'을 시도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풍부한 감수성을 토대로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으로 보인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면세점 특허전이 끝난 이후 신세계백화점을 총괄해 이끌게 됐다. 사실상 이번이 면세점 특허전은 첫 도전이다. 백화점 부문을 맡은 뒤 강남점 리뉴얼 오픈 등 성과를 거둔 정 총괄사장에게는 이번 시내 면세점 확보가 본인의 경영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다.

정 총괄사장은 면세점 입지로 내세운 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로의 센트럴시티이다. 센트럴시티 중앙부에 1만3500㎡(4100평) 규모로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센트럴시티는 호텔인 JW메리어트호텔서울과 쇼핑몰인 파미에스트리트, 지하철 고속버스터미널역 및 경부ž호남고속버스터미널과 바로 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서래마을, 이태원 등 관광지와도 가깝다.

정 총괄사장은 이곳이 쇼핑·관광 인프라를 자유롭게 오가며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준비된 면세점 입지"라고 판단한 듯 하다. 특히 이미 면세점을 만든 서울 명동권과 차별화 되는 한국 문화ž예술 관광 허브를 강남 일대에 조성해 뉴욕·파리에 버금가는 가보고싶은 관광 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세계는 센트럴시티와 인근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활용, 개발해 새로운 관광객 수요를 창출하려고 한다"며 "센트럴시티가 대한민국 교통의 심장인 만큼 지하철, 고속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망을 통해 새로운 관광객들이 대한민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에서 쇼핑하는 싼커 모습ⓒ신세계백화점

강남에서 쇼핑하는 싼커 모습ⓒ신세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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