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기존 사업 강화 vs 신사업 확대 '갈림길'

  • 송고 2017.01.14 06:00
  • 수정 2017.01.14 10:38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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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SK매직 중동시장 확대…현대상사, 식량사업 나서

포스코대우, 자원사업 강화…LG·삼성 주력사업 집중

삼성물산 미국 멕시코만 석유·가스 생산광구.[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미국 멕시코만 석유·가스 생산광구.[사진=삼성물산]


종합상사들이 '변화'와 '유지'의 갈림길에 섰다. 지금까지 종합상사들은 글로벌 경기 변동성으로, 주력사업에 집중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아나서는 식의 다소 신중한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젠 장기수익 확보를 위한 공격적 신사업진출로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상사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2017년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상사부문 내 중동사업부를 신설했다.

이란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사업 실적이 좋은데다 성장잠재력이 큰 중동지역 내 지사 운영을 강화하고 추가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함이다.

1984년 수도인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해 이란에 첫발을 들인 SK네트웍스는 지난 2015년 기준 이란에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약 5억3000만 달러의 자동차 부품 등 제품을 수출했다.

이는 최근 6000억원 규모에 인수한 SK매직(옛 동양매직) 가전 렌탈사업 등 신사업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중동 지사 등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수출물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매직은 2012년 중동에만 식기세척기를 10만대 이상 수출하며 약 7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SK매직 출범행사에서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300억원이라는 사업 목표를 밝혔다.

현대종합상사는 포스코대우, 삼성물산, LG상사가 동남아에서 진행 중인 팜오일사업 이외 열대과일 품목을 통한 식량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캄보디아 최초 농산물 검역시설을 겸비한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향후 이 센터는 캄보디아 농산물 분류, 세척, 가공, 포장 등 상품화 과정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망고, 두리안, 파파야 등 캄보디아산 열대과일 품목을 확대하고 동남아 농산물의 가공·유통까지 사업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 정몽혁 회장은 신년 경영 메시지로 "신성장사업 창출 노력을 강화해 회사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해 달라"고 독려했다.

포스코대우와 LG상사, 삼성물산은 기존 주력사업을 대폭 강화하며 신사업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이란에서 주력사업인 제2의 미얀마 가스전 개척에 나섰다.

해외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50개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사업을 진행 중으로 포스코대우는 지난 3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사전자격심사(PQ)를 통과했다.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가 PQ 통과 회사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원유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스터디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대우의 미얀마가스전은 회사 내 주력사업이다. 포스코대우의 올해 총영업이익은 37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에서 미얀마가스전 이익은 2858억원으로 올해 대비 8.9% 증가가 예상됐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유가 상승 흐름은 물론, 향후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점은 가스전 이익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원개발 외에도 신성장동력도 육성 중이다. 포스코대우는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 품목을 다양화 해나가고 있다.

LG상사는 자원·트레이딩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 국내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석탄광산을 보유한 LG상사는 지난 4분기 3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분기(영업이익 216억원)와 지난 2015년 4분기(영업이익 6억원)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아울러 장기적 관점에서 팜오일 농장 운영 등 식량자원 및 녹색광물을 포함한 신규 사업 기회를 꾸준히 모색할 방침이다.

송치호 LG상사 사장은 "자원 및 인프라 사업 구조의 안정화를 꾀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철강과 화학 등 자원 트레이딩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프로젝트 오거나이징'사업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사업은 상사의 핵심 경쟁력인 정보력·마케팅력·금융 조달력 등을 접목해 발전·플랜트 분야의 사업 안건을 발굴하는 신개념 영업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로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 발전사업을 들 수 있다.

오는 2018년 풍력·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20년간 삼성물산은 온타리오 주정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며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아울러 수출 품목을 늘리는 식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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