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신동빈·이재현, 특검수사 연장 신청에 '좌불안석'

  • 송고 2017.02.17 14:35
  • 수정 2017.02.17 14:50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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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행에 30일 연장 요청, 야당 "반드시 연장해야" 압박

"재단 출연 대가성 없다" 항변, 28일 최태원 회장 증인 출석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현 CJ 회장 ⓒEBN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현 CJ 회장 ⓒEBN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수사에 탄력을 받은 특검이 다음 대상으로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현 CJ 회장을 겨누고 있다.

특검 수사기간이 이달 말로 종료되면 사실상 이들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특검이 강한 수사 의지를 보이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기간 연장을 요청함에 따라 해당 그룹으로서는 좌불안석 상태로 지내고 있다.

17일 재계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시킨 특검의 다음 칼날은 최태원 회장, 신동빈 회장, 이재현 회장을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그룹은 최순실이 주도적으로 세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원 이상을 출연하고, 대가로 총수 사면 등 각종 민원을 제기해 실제 이득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111억원을 출연했다. 또 K스포츠재단에 80억원 추가 출연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특검은 SK의 재단 출연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2015년 7월 24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 그리고 20여일 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했다.

최 회장 사면 후 김 의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고 최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문자를 보냈다.

롯데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또 지난해 3월 박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의 독대 이후 5월 말쯤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전액을 돌려받았다.

특검은 롯데가 출연 대가로 면세점 추가사업자 선정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했으나 2016년 4월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됐다.

CJ그룹은 두 재단에 13억원을 출연했다. 또 차은택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도 했다. 특검은 지난해 이재현 회장의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청와대와 CJ 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안종범 수첩'을 확보했다. 수첩에는 "이재현 회장을 도울 길이 생길 수 있다"는 대통령 지시사항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특검이 세 그룹을 수사하기는 무리다. 수사 기간이 28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수사 기간이 예정대로 만료되면 다른 기업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은 여전히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30일 기간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황 대행은 "검토해 보겠다"라는 형식적 답변만 내놓은 채 사실상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이 황 대행에 기간 연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야당은 법을 개정해서라도 특검 수사기간을 연장해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세 그룹은 총수의 특검 출석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재단 출연은 청와대의 압력과 통상적인 재계에 대한 자금출연 요청에 응한 것일 뿐 대가성은 전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특히 세 그룹은 삼성과 달리 재단 출연 이외에 특별히 제공한 돈이 거의 없다.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해당 그룹으로서는 경영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이재현 회장도 미국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비자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최순실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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