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벌어들인 손보'빅4사'...자본확충 부담에도 대규모 성과급잔치 '눈총'

  • 송고 2017.02.23 11:03
  • 수정 2017.02.23 13:42
  • 조현의 기자 (honeyc@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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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화재 등 손보빅4사 당기순이익 총 2조 1088억원 기록

자동차보험료 자율화에 손해율 개선이 주효...삼성화재는 흑자전환

전문가들 내년 저성장 등 산업전망 부정적...내부 성과급잔치 '눈총'

손해보험 대형사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보ⓒEBN

손해보험 대형사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보ⓒEBN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동부화재 등 국내 '빅4'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원을 넘겼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30%이상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내년 저금리 기조 지속 및 경기회복 지연 등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신 지급여력비율 제도 도입 및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자본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내부 돈잔치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4개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는 총 2조10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30.5% 늘어난 규모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84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동부화재(4702억원), 현대해상(3997억원), KB손보(3021억원)의 순이었다.

이들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이 큰 폭 늘어난 이유는 제도 변경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이개선되면서 자동차보험의 손실규모가 전년에 비해 7382억원이나 줄었고, 대출도 큰 폭 증가하면서 이자수익도 2433억원 늘어난 게 주효했다.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4% 늘었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은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0%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흑자전환했다. 10여년 적자수렁이던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현대해상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7.8%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97% 늘었다. 지난 2013년 발생한 중국 소재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화재에 따른 중국 재보험사로부터 법적 분쟁 끝에 수령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손보도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투자영업이익도 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0.2% 급증했다. 동부화재도 매출 증가와 장기보험 포트폴리오가 개선되면서 전년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13.9%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손보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을 전망하고 있어 긴장모드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화재발 보험료 인하로 인한 출혈경쟁 가능성도 잠재돼 있는 점도 악재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요율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힌 동부화재나 현대해상 등도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예상보다 늘어나면 할인 폭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며 "업계 내 경쟁이 심화돼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도 "자동차보험은 올해에도 손해보험의 성장에 일조하겠지만 그 영향력은 약화될 것이고 연금부문과 장기손해보험 저축성 부문의 역성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손해보험의 성장세는 둔화돼 전년 대비 2.9% 정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성과에 심취돼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여 눈총을 받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달 설 연휴 직전 연봉의 30% 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차장급 기준 2500만원 내외 수준이다. 현대해상 역시 월급의 500%를, 최근 KB손해보험은 성과급 300만원에 마일리지 포인트 50만원 지급에 하반기 100만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을 체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영업여건이 악화되고, 신 지급여력비율제도 도입과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자본확충 부담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급은 당연한 것이나, 너무 지나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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