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달라지는 금융제도②] 실손보험 구조 개편…과잉진료 '차단'하고 보험료는 인하

  • 송고 2017.03.26 00:19
  • 수정 2017.03.26 00:19
  • 박종진 기자 (trut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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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상품에서 '기본형+특약형' 중 선택가입토록 상품구조 개편

위험률 분산 등에 기존 상품에 비해 보험료 25~40% 인하 전망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회 브리핑룸. ⓒEBN 박종진기자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회 브리핑룸. ⓒEBN 박종진기자

국민 32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가격 등이 오는 4월부터 달라진다.

기존의 단일 보장 구조에서 기본형과 3개의 특약형태로 나눠 판매되고, 위험률 분산 등으로 보험료는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실손보험의 안정적 공급과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 및 치솟는 손해율 개선을 위해 정부가 금융개혁 핵심과제로 선정해 작년 말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 결과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상품구조와 보험료 할인제도를 오는 4월1일부터 신규로 체결되는 보험계약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 '기본형+도수치료·비급여주사제·비급여MRI 특약형' 상품구조 개편

금융당국은 지난 22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실손보험 구조 개편을 위한 보험업법감독규정과 보험업법감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보험소비자들이 실손보험 가입시 오는 4월부터 기본형과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희귀 의약품을 위한 사용을 제외한 비급여주사제 △기존 상품에서 보장수준이 미약했던 비급여MRI 등 3가지 특약형 중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 특약 가입자의 무분별한 의료이용으로 인한 보험료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 특약 항목에 한해 의료쇼핑 제어장치를 마련했다.

특약의 경우 보장대상의료비 중 가입자 본인부담금을 20%에서 30%로 상향조정하고, 1인당 청구금액·횟수 분석 결과를 고려해 특약 항목별 연간 누적 보장한도·횟수를 설정한다.

이와 함께 신규 상품 가입자에 한해 향후 2년간 보험금 미청구자는 1년간 10% 이상 보험료를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끼워팔기 금지를 통해 실손보험 가입만을 원하는 소비자는 실손보험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오는 2018년 4월부터는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상품만 판매토록 한다. 단, 별도의 상품과 동시 판매는 가능하다.

기존 상품 가입자가 원할 경우 별도의 심사 없이 새로운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입전환특약 출시 및 특약 형태 가입자 역시 실손의료비 특약은 해지하고 새로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새 실손보험 특약 항목에 대한 보장한도 및 의료쇼핑 제어장치. ⓒ금융위원회

새 실손보험 특약 항목에 대한 보장한도 및 의료쇼핑 제어장치. ⓒ금융위원회

◆ '착한 실손의료보험' 강조하는 정부…보험료 기존 대비 30% 인하?

금융당국은 개편 상품을 '착한 실손의료보험'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치솟는 손해율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던 의료쇼핑·과잉진료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한 데다 보험료가 기존 대비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기존 대비 얼마나 더 낮춰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본형 상품 가입시 정부의 최초 발표 기준 기존 대비 25% 저렴한 가격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후 금융당국의 의지·보험개발원의 위험률 산출 등에 최대 30%까지 인하된 실손보험이 출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각사별 보험료 인상 수준 및 금융당국의 의지를 감안하면 현재 보험료 대비 40%에 육박하는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도 있다.

현재 보험개발원과 보험사들은 막판 보험료 결정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 등이 최대 30%까지의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최대 5년간 보험료 인상을 단행할 수 없어 단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이 실손보험 경험통계를 기반으로 보험료 산출 계수(위험률)를 확인한 결과, 기본형 상품의 경우 산술적으로는 30%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률은 기본형이 70% 수준, 특약형은 23~24% 정도로 나타났다. 기본형만 가입하는 고객에는 70%, 특약 3개 모두를 가입하는 고객에는 93~94%의 위험률이 적용되는 것이다.

단, 보험료가 기존 대비 반드시 30% 인하될지는 미지수다. 위험률과 보험요율이 비례관계에 있지만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신상품은 5년 이상 계약통계가 확보될 때까지 보험료를 조정할 수 없다는 보험업 감독규정이 있어 보험사들이 보험료 책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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