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늘어지는 M&A”… 뒤숭숭한 타이어업계

  • 송고 2017.04.06 00:01
  • 수정 2017.04.06 09:19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 url
    복사

타이어 3사, 환율 및 단가상승으로 1분기 수익부진 예고

아직도 새주인 못 찾은 금호타이어 “투자 시급한데…”

국내 타이어 3사 로고.ⓒ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국내 타이어 3사 로고.ⓒ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국내 타이어업계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최근 서울모터쇼 불참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실적 부진 및 인수·합병(M&A) 지연 등 악재가 잇따르는 상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컨센서스)는 1조6586억원, 영업이익은 2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08% 줄어든 수치다.

넥센타이어 또한 전년보다 9.81% 줄어든 522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양사는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고성능 및 신차용 타이어 등 꾸준한 고부가가치 제품군 비중 확대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 왔다.

실적 부진 전망의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경우 수출 및 해외판매 비중이 각각 80%, 70%를 웃돈다.

특히 유로화 약세가 유럽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한국타이어의 가장 큰 해외시장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전체 해외매출 중 29%가량을 유럽에서 올렸다. 넥센타이어의 유럽 매출 비중도 20%를 넘는다.

유럽 및 북미와 함께 메이저 해외시장으로 손꼽히는 중국지역 매출도 문제다. 현재까지 표면화되지는 않았으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조치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재료인 고무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투입단가 등이 오르고 있는 것도 수익 확대를 장담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타이어 등 글로벌 회사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인 만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수요가 오르고 있으나 유로화 약세 영향이 이를 상쇄하면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10%가량 줄어든 2267억원으로 잡았다. 영업이익률은 1.7%포인트 줄어든 13.8%를 예상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넥센타이어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넥센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1.5% 줄어든 512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양사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가격 인상분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2분기 이후부터는 수익성이 서서히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호타이어의 경우 아직까지 채권단 관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실적 축소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금호타이어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넥센타이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1200억원을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률도 4.1%에 그쳤다.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가 지난해 각각 16.7%, 13.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하루빨리 새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다. 최근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기 위해 채권단 측과 소송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대상자는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다. 그러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이슈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도 이를 문제 삼고 있기 때문에 매각과정이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표면화 된 것은 아니지만 대내외 경영환경이 예년과 달리 불확실해졌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