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란의 티끌모아 태산] '대우조선'으로 보는 회사채 투자

  • 송고 2017.04.14 17:09
  • 수정 2017.04.14 17:12
  •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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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다 금리 높고 주식보다 안전…수익률 아닌 신용등급봐야

법정관리시 원금 손실 가능성 존재…회사 자금흐름·전망 살펴야

지난 2014년 4월 대우조선해양은 액면가 1만원, 3년물의 무보증 회사채6-1호를 발행했다.

당시 국민연금 등은 국내 빅3 조선사 가운데 하나인 대우조선의 성장성과 신용등급을 믿고 투자에 나섰지만, 분식회계와 수주절벽 등 업황 불황이 겹치며 대우조선은 당장 오는 21일 만기도래하는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상환하지 못하게 됐다.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4-2(7월 만기), 5-2(11월만기), 7(2018년 3월 만기), 6-2(2019년 4월 만기) 등의 회사채 만기도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단기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기로에 직면한 대우조선 사채권자의 채무재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오는 17~18일 5차례에 걸쳐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50% 출자전환·나머지 50% 만기연장' 등 채무재조정에 찬성이 나오지 않으면 대우조선은 법정관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채란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통상 무담보채권은 법정관리시 회생최권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투자자의 손실률은 더 높아지며 투자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동결될 수 있다.

회사채 투자시 신용등급과 전망을 따져야 한다.ⓒGetty Images Bank

회사채 투자시 신용등급과 전망을 따져야 한다.ⓒGetty Images Bank

반면 지난 13일 상장폐지된 대우조선 회사채는 3000원대에서 활발히 거래되며 정리매매를 마쳤다. 만약 대우조선이 청산되지 않고 정상화될 경우에 배팅하는 것이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모 아니면 도' 형태의 투자자도 존재하는 셈이다.

현재 사채권자 집회의 총 채권액은 1조35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2000여명의 개인투자자가 300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회사채는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면서 주식보다는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왔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고금리의 회사채로 투자가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한 수익률보다는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따져야 한다.

회사채의 경우 기업별 신용도에 따라 18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AAA부터 BBB-까지의 신용등급만 투자가 가능한 채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BB 이하는 부도 가능성이 높은 '투자 부적격 등급', '투기 등급'으로 나뉜다.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에서는 통상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회사채에 높은 이자율을 산정하기 때문에 채권이자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높은 수익 만큼 부도율이 높아 만기에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탓이다.

이 경우 후순위채 투자를 삼가하고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상장 폐지가 됐다고 전액을 손해보지는 않지만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되면 회사채권의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울러 워크아웃의 경우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에 따라 투자금을 보장받지만, 법정관리시에는 투자금이 보호되지 않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이밖에 회사채 발행회사의 회계장부 등 재무 상태를 따져보고 신용등급의 전망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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