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메모리 넘어 파운드리 ‘빅픽처' 그린다

  • 송고 2017.04.27 16:45
  • 수정 2017.04.27 16:47
  •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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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파운드리사업부 분사…사장급 대표이사로 '역량 강화'

삼성전자 10나노 공정 '기술 주도'·동부하이텍 신규 설비 고객 확보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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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오는 7월 파운드리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분사 '승부수'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M8 공장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신설되는 자회사도 M8 공장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지난해 3분기 파운드리사업부를 기존 미래기술부문에서 떼어내 CEO 직속으로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분사를 통해 신설되는 자회사에도 SK그룹 내 사장급 인사를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최태원 회장과 그룹 내에서의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파운드리업계 매출액 및 점유율.

파운드리업계 매출액 및 점유율.

파운드리는 외부 고객사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해주는 사업으로 대만의 TSMC가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설계와 생산이 일원화돼 있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이원화된 구조가 정착돼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분야다.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가 IoT와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커넥티비티'에 필수적인 역량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대량생산'·SK하이닉스 '다품종 소량생산' 차별화

ⓒ삼성전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파운드리사업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두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약간 다르다.

삼성전자는 10나노대 프리미엄 AP를 위주로 퀄컴 등 대형 고객사에 집중하는 대량생산 체제를 확립했다. 파운드리업계 1위인 TSMC보다 10나노 공정을 먼저 도입하며 지난해 10월부터는 양산에 성공했다. 10나노 공정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과 퀄컴의 '스냅드리곤835' 등의 최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탑재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미 2세대 10나노 핀펫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는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3세대 공정 로드맵도 이미 공개한 바 있어 10나노급에서는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올해 4분기에는 화성캠퍼스 내 S3라인에 10나노 생산설비를 증설하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양산체계를 구축한다. 14나노의 경우에도 중저가형 AP와 로직제품향 수요가 있어 S1과 S2라인도 탄력적으로 제품 믹스를 운용할 계획이다.

반면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주로 이뤄진다.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사업 위주인 SK하이닉스 안에서는 상대적으로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분사를 통해 파운드리사업이 독립하면 반도체 생산을 맡길 팹리스 입장에서도 SK하이닉스로 설계가 유출될 우려를 덜 수 있다.

◆파운드리 시장 긍정적…IHS마킷 "올해 10.1% 성장 전망"

삼성전자가 IoT용 AP로 개발한 '엑시노스 아이'와 SK하이닉스의 CMOS 이미지 센서.ⓒ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IoT용 AP로 개발한 '엑시노스 아이'와 SK하이닉스의 CMOS 이미지 센서.ⓒ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파운드리사업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M8공장에서 주력으로 생산하는 200㎜ 파운드리 공장은 사물인터넷과 지문인식센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사업부는 현재 주력 생산하고 있는 CMOS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 전력관리칩에 지문인식센서, 포스터치 등을 신규 품목으로 정하고 공정 개발 중인 단계로 알려졌다.

순수 파운드리업체 순위에서 글로벌 9위를 기록 중인 동부하이텍도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더불어 지난해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동부하이텍은 200㎜ 파운드리가 주력 사업으로 지난해에는 월 10만장 규모의 시설을 12만장까지 확대했다. 증설한 설비 또한 중국 팹리스들로부터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고객을 대부분 확보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이 10.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18년에는 6.8%, 2019년 8.2% 등 꾸준히 성장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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