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조종사 노조, 해묵은 노사갈등 마침표 찍나

  • 송고 2017.04.28 15:06
  • 수정 2017.04.28 15:06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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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2015년 인상률 4%·2016년 7%·성과급 900% 지급 골자로 한 수정안 제시

업계 "양측 제시한 인상률 간극 커…협상 위한 상당한 진통 동반될 것"

B787-9ⓒ대한항공

B787-9ⓒ대한항공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대한항공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던 조종사 노조가 최근 4% 인상률을 담은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노조가 기존 37%에서 현재 29%까지 고액의 임금 인상률에 대해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것에 비해서는 현실적인 협상안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 간 해묵은 노사갈등에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항공업계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21일 △2015년 임금 인상률 4% △2016년 7% △성과급 900%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협상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교섭이 정착상태에 빠진 데다 문제 해결에 있어 보다 현실적인 안으로 접근하기 위한 필요성을 느껴 충분한 토론과정을 거쳐 수정안을 내게 됐다"면서 "현재는 회사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종사 노조와 사측은 2015년 임금협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조종사 노조는 37%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측은 총액 대비 1.9% 인상안(기본급·비행수당)을 내놨고, 이로 인해 갈등의 불씨는 타오르게 됐다.

노사는 이후 1년여 기간 동안 의견 대립을 해소하지 못했고 결국 노조는 지난해 12월 11년 만에 부분 파업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조원태 사장이 지난 1월 취임 후 첫 행보로 조종사 노조를 포함한 3개 노동조합을 방문해 노조위원장과 노조간부들을 만나면서 감정대립이 다소 해소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가진 여러 차례 교섭에서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임금협상 문제는 답보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처럼 임협을 둘러싸고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종사 노조가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하자 협상 타결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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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임금협상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노사 모두 상처를 입었다.

노조의 경우 파업 재개와 철회를 반복하며 내부 노조원들 사이에서 피로감이 극에 달한 데다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에 따른 파업 효과 제한 및 그에 따른 노조 교섭력 악화 등의 결과를 낳으며 업계로부터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측 또한 조원태 신임 사장이 취임 후 연일 소통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첫 선결 과제였던 조종사 노조의 임금협상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노사가 근본적으로 대립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고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상 타결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조가 예전보다는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임금 인상률 간극이 큰 만큼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려 2년이라는 긴 싸움이 이어지면서 노사 모두 여론의 질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면서 "노조가 인상률을 대폭 낮춰다고 해도 워낙 인상률 간극이 크기 때문에 이를 좁히기 위한 협상에 상당한 진통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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