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라인도 중국으로…VLCC 2척 발주 추진

  • 송고 2017.04.30 00:01
  • 수정 2017.04.28 21:16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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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조선과 협상 나서 “척당 7500만불에 ‘Tier III’ 선박 건조”

중국 향한 국내 선사 올해만 세번째…정부 정책지원 이뤄져야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유조선들.ⓒ각사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유조선들.ⓒ각사

국내 선사인 에이치라인해운이 중국 조선업계와 VLCC 건조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국으로 발길을 향한 국내 선사는 에이치라인이 세 번째로 척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건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조선업계를 외면하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30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에이치라인해운은 최근 중국 다롄조선(DSIC, Dalian Shipbuilding Industry Co)과 VLCC 2척 건조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19년 인도될 예정이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인 ‘Tier III’ 기준이 적용된다.

척당 선박가격은 7500만달러 수준으로 ‘Tier II’보다 강화된 ‘Tier III’ 기준을 적용하는 VLCC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Tier II’ 기준으로 건조하는 VLCC도 척당 8000만달러 이상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Tier II’가 아닌 ‘Tier III’ 기준으로 옵션을 바꾸는 것만 척당 150만달러 정도의 추가 건조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선사 입장에서는 7500만달러라는 낮은 비용에 ‘Tier III’ 기준 VLCC를 건조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지난달 한진중공업 필리핀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가 척당 7500만달러에 VLCC 건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빅조선소가 수주한 선박은 ‘Tier II’ 기준으로 건조된다.

다롄조선 입장에서도 ‘Tier III’ 기준이 적용되는 VLCC를 7500만달러에 수주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조건이며 현지 업계에서는 다롄조선이 에이치라인 측에 7700만달러 수준의 선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다롄조선은 자국 선사인 샨동(Shandong Landbridge)으로부터 ‘Tier II’ 기준 VLCC를 척당 7500만달러에 수주한 바 있어 ‘Tier III’ 기준 선박에 대해서는 이보다 높은 선가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선박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해 아직까지 샨동과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라인이 다롄조선과의 계약을 확정할 경우 올해 들어서만 국내 선사가 중국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하는 것은 세 번째가 된다.

팬오션은 지난 2월 중국 양즈장조선에 6만3000DWT급 오픈해치일반화물선(Open Hatch General Cargo) 5척을 발주했으며 장금상선도 진하이중공업에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4척을 발주했다.

이와 같은 국내 선사들의 중국행에 조선업계는 우려와 함께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애국심만으로 더 많은 비용을 들여 국내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힘든 상황인 만큼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하면 척당 수십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선사들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부가 세금이나 금리 측면에서 국내 선사들의 자국 발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혜택이라도 제공하지 않는 이상 중견선사들의 중국행을 막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벌크선 43척, LNG선 7척 등 50척의 선단을 운영하고 있는 에이치라인이 이번 계약을 확정할 경우 유조선 시장에도 진출하게 된다.

에이치라인은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통해 유조선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라인은 최근 1년 반 동안 유조선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으나 아직까지 유조선사업부가 신설되진 않았다”며 “하지만 한국 석유기업들과 장기계약을 전제로 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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