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비정규직 노조 배제

  • 송고 2017.04.29 10:52
  • 수정 2017.04.29 21:28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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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71.1% 찬성으로 가결

귀족노조 기득권 강화 비난

기아자동차 노조가 한우산 아래 있던 비정규직 노조를 밖으로 밀어냈다.

기아차 노조는 27일부터 28일까지 비정규직 노조 분리 내용의 노조 규약 개정안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 71.1% 찬성으로 가결했다. 투표에는 정규직 2만9000여명과 비정규직 2800여명 등 조합원 총 3만1000여명 가운데 2만6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 가입자격은 '기아차 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기아차주식회사에 근무하는 노동자'로 바뀌게 됐다. 사내하청, 식당, 물류사, 협력업체 파견근로자, 판매대리점 근무자 등 소위 비정규직원들은 기아차 노조에서 제외된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008년 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 노조를 받아들지만 이번 결정으로 9년여만에 단일 노조체제가 끝이 났다.

이처럼 기아차 노조가 비정규직 노조를 배제하고 나선 것은 양측이 정규직 전환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측 노조가 갈라서게 된 배경은 우선 비정규직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내세웠던 것이 일차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11월 4000여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일단 1049명을 우선 특별 채용하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전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수차례 독차파업을 벌였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현장 갈등은 오히려 확산돼 규약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놓고 비정규직 분리에 대해 소위 귀족노조라라는 '기득권'이 더 강화되는 것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인 약자인 비정규직 권리를 보호하는데 대기업 노조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식의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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