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차별화' vs SC제일銀'대중화'…외국계銀, '같은' 길 '다른' 행보

  • 송고 2017.05.18 10:42
  • 수정 2017.05.18 10:57
  •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 url
    복사

씨티은행, 전체 영업점 중 80% 줄여 비용 절감에 WM 강화

SC제일은행, 이종업종간 제휴 활발 등 시너지 극대화 초점

국내에서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간 상반된 경영행보가 새삼 이목을 끌고 있다. 같은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경영전략이 사뭇 상반된 모양새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점포 전략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씨티은행의 경우 전체 영업점포 중 80%를 줄이고 비대면과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반면 SC제일은행은 이종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대중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청담동에 위치한 WM센터를 소개하고 있다.ⓒ씨티은행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청담동에 위치한 WM센터를 소개하고 있다.ⓒ씨티은행

“씨티은행의 재무목표달성과 비즈니스모델 변경을 위해 차세대소비자금융전략 이행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이다.”

“다양한 고객 니즈와 급변하는 기술혁신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SC제일은행만의) 미래지향적 영업기반을 구축해나가겠다.”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온 박진회 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다짐이다. 짧은 문장 속에는 각 은행의 지향점이 담겨있다.

같은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은행을 이끄는 수장의 전략은 극명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한국씨티은행은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센터를 확장하고, 전문성을 갖춘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를 신설해 고객의 무방문거래 활성화 등 비대면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금융서비스를 디지털 시대에 맞춰 개편하고, 금융전문인력을 전통적 영업점 채널에서 벗어나 모바일, 인터넷 등 디지털 채널로 확장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씨티은행은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발표하며, 현재 운영 중인 출장소를 포함한 총 126개의 영업점을 점차적으로 25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전체 영업점의 80% 가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씨티은행은 올 하반기 광화문에 자산관리와 금융컨설팅을 중심으로 하는 'WM센터'를 개점할 계획이다.

WM센터는 씨티은행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주력 사업으로, 씨티 WM센터는 기존의 반포와 청담센터 개점에 이어 서울과 도곡, 분당센터까지 3곳 더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일반 영업 점포 폐점 후 해당직원과 고객 불편 해소에 대비한 계획은 미비해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뱅킹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업점포에서 계좌를 가입하는 신규고객에 '계좌유지수수료'를 적용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트레일블레이저 시상식2017'에서 최우수 혁신 브랜치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 왼쪽부터) 리테일 뱅커 인터내셔널의 더글라스 블래키 편집장,
 벤더모렌 얍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디지털리스크관리본부 총괄 헤드, 직원
 및 김종훈 SC제일은행 디지털뱅킹부 및 리테일세그먼트 총괄 이사(맨 오른쪽).ⓒ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트레일블레이저 시상식2017'에서 최우수 혁신 브랜치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 왼쪽부터) 리테일 뱅커 인터내셔널의 더글라스 블래키 편집장, 벤더모렌 얍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디지털리스크관리본부 총괄 헤드, 직원 및 김종훈 SC제일은행 디지털뱅킹부 및 리테일세그먼트 총괄 이사(맨 오른쪽).ⓒSC제일은행


이에 반해 SC은행은 대중화와 이종업종 결합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신세계와 손잡고 평일이나 휴일 구분 없이 이용 가능한 경량화 점포를 내놨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내에 마련된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은행직원이 2~4명만 상주하는 초소형 점포로, 중금리 대출을 포함한 여신상품, 수신상품, 투자상품 등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실험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 국내 최초로 포괄적 협약을 맺고 공동 사업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페이코(PAYCO), 삼성전자,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등과 손을 잡고 신상품과 스마트폰뱅킹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입출식 통장인 마이플러스통장 등에 대해 특별금리를 지급하면서 수신고 4조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올 1분기 호실적에는 핀테크 기술이 접목된 모빌리티 플랫폼(Mobility Platform)을 기반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미래형 경량화 점포인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를 설치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삼성카드와 포괄적인 업무제휴협약을 맺고 제휴카드 출시, 공동마케팅, 빅데이터 활용 등 이종업종과의 협업을 통한 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발굴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올 1분기 전년동기 대비 723억원(248%) 증가한 1014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같은기간 씨티은행은 319억원(87.4%) 늘어난 68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