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2차 입찰…'복잡해진 셈법' SK하이닉스 전략은

  • 송고 2017.05.19 14:03
  • 수정 2017.05.19 16:56
  •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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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인캐피털 SPC 참여설·매각가 상향설 등 제기

협력관계 WD, 도시바와 독점교섭권 잡음…'미일연합' 불투명

ⓒ도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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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부문 본입찰이 19일 예정된 가운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인수 유력 후보들은 일본 정부와 도시바의 마음을 잡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베인캐피털이 주축이 된 특수목적회사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로부터 2차 입찰 참여 요구를 받고 실사 작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낸드플래시 분야 2위를 점유 중인 도시바와의 인수 후 시너지를 평가한 뒤 입찰가액을 정한다.

특히 2차 입찰에서는 당초 제시했던 것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있다. 또다른 유력 후보인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이 3조엔(약 31조원) 제시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도시바 인수전의 금액에 대해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이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며 인수 의지를 확고히 한 바 있다.

◆베인캐피탈 MBO 제안설…입찰 기한 연기 가능성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SK하이닉스와 협력한 것으로 알려진 베인캐피탈이 도시바 측에 '경영자매수(MBO, 경영진이 참여하는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베인캐피탈은 새롭게 설립되는 도시바 메모리의 51% 지분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도시바 메모리 경영진과 도시바 자체가 보유하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탈은 이같은 구상을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에 타진했으며, 이에 따라 베인캐피탈이 새로운 유력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베인은 도시바 인수전 참여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것으로 보이며 SK하이닉스가 여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독점금지법 위배 논란을 비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의 셈법도 복잡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1차 입찰 당시 제시했던 2조엔(약 21조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베인캐피털이 제안한 입찰 금액이 도시바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베인이 도시바 측에 1조엔(약 10조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홍하이가 제시한 3조엔은 물론 도시바가 기대하는 2조엔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당초 유력 후보로 알려졌던 '미일연합'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참여 멤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 참여가 점쳐졌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은 독점교섭권을 두고 도시바 측과 설전을 벌였다. 도시바는 WD에 입찰을 방해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냈으며 WD는 국제 중재 재판소에 중재를 제기했다.

도시바는 지난 3월 말 1차 입찰 후 인수 후보를 좁혀왔다. 이날 2차 입찰을 진행해 유력 후보들을 대상으로 매각가를 가늠한다.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원하는 조건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입찰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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