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의 증시 블랙박스] 미국 트럼프 쇼크…지난해 탄핵국면의 글을 다시 꺼내보다

  • 송고 2017.05.24 07:10
  • 수정 2017.05.24 10:11
  • 관리자 (rhea5sun@ebn.co.kr)
  • url
    복사

닉슨 워터게이트처럼 정치불확실성 장기화될때 미국 증시 무거운 흐름 국면

저평가된 한국증시 글로벌 장세서 군계일학과 같은 상황 만나게 될 수도 있어

ⓒ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말도 많았던 트럼프가 취임 4개월 만에 탄핵 가능성이 현실로 부상했습니다.

FBI 코미 국장에 대한 사법 방해 혐의와 트럼프와 러시아의 커넥션설이 미국 정계에 뜨거운 감자로 재등장했고, 트럼프에 대한 특검 수사가 개시됨에 따라 탄핵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미국증시 그리고 한국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현재상황을 보다보니, 작년 가을 한국에서 발생한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인한 탄핵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머릿속에 오버랩 됐습니다.

◆트럼프에 대한 특검 개시!, 탄핵 가능성 급상승

미국 정계를 보면 같은 당이라해도 사회 정의에 어긋나거나 의견이 확실히 다를 경우에는 의원들이 소속된 당과 다른 의견을 확실히 내보이는 것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번 트럼프 특검과 탄핵 이슈가 불거지는 과정에서 공화당 쪽에서도 등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임기가 한참 남은 코미 FBI국장에게 수사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고 말을 듣지 않자 트럼프는 코미국장을 해임시켰습니다. (문자 메시지도 아닌 TV뉴스를 통해서 먼저 발표)

이를 발단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러시아로 국가 기밀을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결국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에 대한 특검을 개시하였습니다. 레임덕 시기인 임기 말도 아닌, 임기초인 취임 4개월만에 말입니다.

그 만큼 미국이 오랜 역사 속에 쌓은 국가 기강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감에 이번 사건은 중대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아일랜드 도박사이트에서는 트럼프 탄핵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주식시장입니다. 트럼프 스캔들로 인해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증시 뿐만 아니라 오늘은 한국증시에도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문득 다시 찾아보게 되는 트럼프 당선 직후 캠프 사진

문득 다시 찾아보게 되는 트럼프 당선 직후 캠프 사진


◆작년 10월26일자, 박근혜게이트가 뜨거워질 무렵 필자의 글을 꺼내보다(워터게이트 사건)

작년 10월 말은 본격적으로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정치,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였고 조심스럽게 탄핵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보수 언론인 조선일보에서 조차, ‘신문으로 배우는 실용한자’코너를 통해 ‘하야’라는 단어를 언급했고, 그 시기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연일 ‘탄핵’ 또는 ‘하야’가 검색어 순위 최상위권에 랭크됐습니다.

그 시기인 2016년 10월 26일, 필자의 글 ‘조심스럽게 탄핵과 하야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 해 보다’에서는 주요 대통령 탄핵 이슈가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분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관련된 1970년대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오늘 다시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닉슨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그 시기 미국증시

ⓒ닉슨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그 시기 미국증시


1972년 재선에 도전하던 닉슨대통령. 그 시기 그의 비밀 공작반들은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 위원회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다 걸리면서 미국 정치권이 발칵 뒤집히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하여 닉슨은 모르쇠로 일관하였고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의 특권을 내세우며 수사를 거부하였습니다. (심지어 사건 수사를 담당한 콕스 검사를 해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1974년 여름 닉슨의 탄핵안이 결정되었고, 상원 통과가 확실해 지자 74년 8월 닉슨대통령은 자진하야를 발표합니다.

이 기간 미국 증시는 어떠했을까요. 바로 위에 첨부한 자료를 함께 보겠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 발생 후 닉슨대통령 사임까지는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기간, 닉슨 대통령이 모르쇠로 일관하던 첫 1년여는 주식시장이 크게 휘둘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닉슨대통령이 책임을 시인하고 난 후 탄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국증시에 부담을 주었고 결국 1년여동안 40%가까운 하락세가 발생하였습니다. (물론 이 기간, 1차 석유파동이 하락폭을 더 하기는 했습니다.)

2년 여간 닉슨대통령이 수사 방해 그리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긴 시간 동안 불확실성만 커졌고 시장은 그 피로감에 오랫동안 하락하게 된 것입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닉슨대통령 사임 후, 미국증시는 급등]

ⓒ워터게이트 사건과 닉슨대통령 사임 후, 미국증시는 급등]


하지만, 닉슨대통령이 사임한 이후 미국증시는 다시 상승세가 시작되었고, 언제 그랬냐는 듯 1년 만에 낙폭을 모두 만회한 수준을 넘어 그 이후에는 대세 상승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빨리 끝나야…

한국 증시를 보더라도 작년 가을 이후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인하여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그로 인하여 작년 4분기 증시는 무거운 발걸음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대선까지 일련의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한국증시는 빠르게 회복하였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이번달에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트럼프의 정치적 위기, 과거 잘못을 했던 대통령들이 하는 말들처럼 "나는 모른다", "죄가 안된다"라는 발언을 하는 등 장기전에 돌입하려는 태세입니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처럼 장기화 된다면 미국증시는 오랫동안 무거운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대한 빨리 끝나야만 미국증시의 부담은 줄어들 것입니다.

과거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그리고 한국의 박근혜게이트 일련의 과정을 비교해 보더라도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미국 증시의 상대적 약세 트리거가 될 수도

2008년 금융위기를 보내고 오바마 대통령 시기, 미국증시는 글로벌증시를 리드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증시에 대한 버블론도 같이 등장해왔습니다.

이에 반하여 한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 마켓은 상대적으로 뒤쳐진 증시흐름을 이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마치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았던 미국증시 고평가에 따른 투자 매력 감소가 "트럼프 게이트"이후 글로벌 투자자들 눈에 붙은 콩깍지를 떼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콩깍지를 떼고 현실을 보니 미국증시보다 더 합리적인 가격에 글로벌 증시가 보일 것이고 그 저평가된 투자 대상 중에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이로 인해, 미국증시에 상대적 약세, 반대로 한국을 중심으로 한 여타 이머징 국가들의 상대적 강세의 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미국증시가 하락하면 글로벌 증시 전체도 흐름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만 제 가치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에 있는 한국증시는 상대적으로 군계일학과 같은 장세를 글로벌 시장에서 나타내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투자칼럼니스트 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고려대 MBA 재무학 석사를 마치고 퓨쳐스브레인, 투자자문사, 씽크풀에서 다수 투자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이데일리TV에서는 '이성수의 블랙박스'의 앵커로 활동했으며 서울경제TV, MTN, 팍스TV에서는 투자 조언자로 출연했습니다. 저서로는 '시간을 이기는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 '부족한 연봉 주식으로 채워라'가 있습니다. lovefund@paran.com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