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은 돈먹는 하마…TV홈쇼핑 글로벌 법인 철수 도미노

  • 송고 2017.05.25 14:37
  • 수정 2017.05.25 14:38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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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연내 터키사업장 정리 완료…인도 법인은 생존 갈림길

CJ오쇼핑, 11개 글로벌 사업장 중 4개 철수 가닥…"아직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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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TV홈쇼핑 빅2가 수천억 손실이라는 쓰라린 교훈을 안고 글로벌 시장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박리다매 성격이 강한 홈쇼핑 구성이 각 국가 고유의 소비문화와 충돌했고, 예상보다 열악한 현지 유통환경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연내 터키법인 철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이미 작년 말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을 정리하고 성장성이 있는 사업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지 국가 규제나 합작사와의 트러블로 지분이 줄거나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국내 홈쇼핑 업체가 해외사업장에서 자진 철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홈쇼핑은 해외 법인 경영 정상화 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012년 터키 미디어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본격적인 상품 판매가 이뤄진 2013년부터 5월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누적 매출은 177억원, 누적 손실은 329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7개 사업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기업의 활동이 활발한 베트남을 제외한 인도,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러시아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합산 손실액만 111억원에 달한다.

진출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손실폭이 가장 큰 인도의 경우 2번째 법인 철수 대상에 오르고 있다. 인도법인은 최근 3년간 누적 손실액이 683억원에 달한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철수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인도 사업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합작법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CJ오쇼핑도 올해안으로 사업장을 대폭 축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GS와 마찬가지로 손실이 제일 큰 인도, 터키가 주요 철수 대상이다. 이밖에도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일본, 중국 광저우 사업장이 물망에 올랐다.

이들 4개 해외법인의 최근 3년간 누적손실은 1000억여원에 달한다. 이밖에 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법인도 올해 1분기 모두 적자를 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철수와 구조조정을 포함한 여러가지 대안을 고려 중인 것"이라며 "철수만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몇 년간 손실폭이 감당할 수 있는 넘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현재 상황을 법인 정리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한류의 영향력이 막대한 동남아시아 법인은 초기 대비 적자폭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리한 주문 및 결제 시스템, 초고속 물류 배송 등 우리나라만큼 홈쇼핑에 특화된 곳은 없다. 한류에 기대어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며 “무조건적인 글로벌 진출이 답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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