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시대 초읽기...편의점 나홀로 성장 막내리나

  • 송고 2017.06.19 15:53
  • 수정 2017.06.19 15:53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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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가동...3만점 넘은 편의점 확장 급제동 '우려'

3년 동안 연평균 15.6% 임금상승·가맹점주 수입감소 불가피

시내 한 편의점 전경ⓒEBN

시내 한 편의점 전경ⓒEBN


1인 가구시대에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편의점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새로운 정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 1만원 적용이 빠르면 내년, 늦어도 3년안에는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편의점의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양적 확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편의점 수는 3만330여곳으로 크게 늘었다. 2007년 1만1056곳으로 1만개점을 너어선지 10년만에 3배나 성장한 것이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편의점 매출액도 지난해 20조4000억원으로 4년 전인 2012년(11조7000억원)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전체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편의점 빅3의 매출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BGF리테일은 4조941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6.1% 늘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5조6027억원의 매출로, 전년에 비해 20.4%의 성장을 이뤘고, 세븐일레븐도 매출 3조7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확장일로에 있던 편의점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새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현재 647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구상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새정부의 출범 이후 지난 15일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가동됐다.

정권이 바꾼 이후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시 참석한 민주노총 등 노동자 단체들은 내년부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없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이해야 할 가능성마저 생겼다.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1만원이 적용되면 편의점의 영업이익은 5% 가량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증가로 인해 편의점이 현재 추정치보다 영업이익이 5% 정도 감소하며 (유통 채널 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린다는 것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15.6%씩 최저임금이 상승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안내데스크나 주차·안전·미화·캐셔 직군 등도 포함되지만 편의점의 경우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용이 최저임금 작용대상이어서 가장 영향이 크다.

임 연구원은 "편의점의 평균 일매출을 18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월매출 5400만원, 가맹점주의 수입은 1000만원 남짓인데, 이 중 임대료와 인건비가 전체 비용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최저임금을 따르는 인건비가 15.6% 증가할 때 가맹점주의 수입은 9%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맹점주의 수입 감소는 편의점 확장의 동력을 제한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편의점 수의 증가로 경쟁은 더 치열해진 상황에서 1만원의 최저임금을 주면서 편의점을 운영할 점주를 구하기가 한층 어려워 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고양시에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하루 12시간을 일하고도 나에게 떨어지는 수입은 200여만원 정도"라며 "평일과 주말에 아르바이트생을 한명씩 쓰고 있는데, 이들 시급을 1만원을 주면 (점주가) 가져갈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편의점 운영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당장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논의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사안이어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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