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바이오USA' 통해 본 한국 바이오산업 돌파구는?

  • 송고 2017.06.23 06:00
  • 수정 2017.06.23 09:05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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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셀트리온·코오롱생명과학 "K-바이오 기술력 소개"

과거 IT 후발주자서 현재 글로벌 1위 역량 바이오산업 접목해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컨벤션센터에서 19~22일(현지시각) 열린 '2017 BIO 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 행사장 전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컨벤션센터에서 19~22일(현지시각) 열린 '2017 BIO 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 행사장 전경

[샌디에고(미국)=손병문 기자] 한국 대표 바이오기업들이 미국에 집결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컨벤션센터에서 19~22일(현지시각) 열리는 '2017 BIO 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에 참가해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들과 어깨를 겨룬다.

올해 행사에는 글로벌 상위 50여개 제약사 및 CRO·CMO 회사를 포함해 바이오업계 관계자 1만6000여명이 모였다. 론자·베링거잉겔하임·화이자·릴리·머크·암젠·사노피 등 바이오제약기업 1500곳이 참여했다. 한국 대표 선수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부스를 차렸다.

바이오USA는 올해 24회째를 맞았다. 신약 개발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의지를 반영해 곳곳에 '돌파구(Breakthrough)'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중국은 국가관을 차리고 '바이오 굴기'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띄었다. 중국은 전시회장 중심부인 E구역에 자리잡고 예전과 달라진 정부 차원의 바이오산업 육성책을 관람객들에게 알렸다.

◇ 'K-바이오' 현주소는?
한국바이오협회는 코트라(KOTRA)와 손잡고 'K-바이오'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전시회에 참가했다. 해외 전시회 지원 사업 일환으로 한국관을 마련했다. 한국관(Korea Pavilion)에는 DM바이오, 휴온스글로벌, 강스템바이오, 바이오이즈, 인트론바이오, 이셀, 라미나, 지니스 등 10여개사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참여했다.

22일에는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한·미 바이오메디컬 챌린지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양국 바이오산업 관련 부처와 기업들이 참가해 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바이오USA 한국관을 통해 세계 속에서 K-바이오의 경쟁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면서 "한국 바이오의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주정부와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등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이 바이오산업에 가져올 변화와 美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바이오산업 법규 전망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바이오USA 한국관 부스 전경

바이오USA 한국관 부스 전경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처음 단독부스를 열고 퇴행성관절염 치료 바이오신약 '인보사'를 알렸다. '인보사'는 사람의 동종연골세포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신약이다.

현장에서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팀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임상결과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인보사의 가치와 시장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한국 바이오 기업으로는 선도적으로 2004년부터 매년 행사에 참석해 왔다. 특히 올해는 신약 물질 후보 발굴 및 자체 신약 개발 협력을 위한 연구소 차원의 미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인플렉트라)가 지난 해부터 미국에서 화이자를 통해 판매되고 있어 이에 대한 행사장의 관심이 높았다. 후속제품인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시장 진출 시기도 구체화되는 단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2위 거대 의약품 시장인 중국 진출을 본격화 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과 중국 현지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 바이오 인프라 구축 및 클러스터 조성 필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윤호열 상무(사업기획센터장)이 부스에서 건설중인 송도 3공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 윤호열 상무(사업기획센터장)이 부스에서 건설중인 송도 3공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행사장에서 만난 삼성바이오로직스 윤호열 상무(사업기획센터장)는 "창사 첫 해인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단독 부스를 마련해 참가하고 있다"며 "전시회 참석을 통해 글로벌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세계 주요 바이오제약사들과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21일 간담회에서 "한국이 과거 80~90년대 IT산업 투자를 통해 현재 반도체·가전·모바일 등이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처럼,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후발 주자이지만 글로벌 톱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전망도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제약 분야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5~6전년의 희망적 가설이 현재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이 대부분 합성의약에서 발생하지만 연구개발과 미래 신사업은 확연하게 바이오제약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바이오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 못지않게 정부 지원도 필수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거 기업들이 투자할 때 정부에서 IT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기 때문에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으로 이어지는 IT산업 생태계의 강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

또한 한국이 새 정부 출범 후 치매·알츠하이머 치료에 국가적 지원이 적극 논의되는 점은 바이오제약산업에 획기적 성장 요소로 진단했다. 아울러 대단지 바이오클러스터 조성과 글로벌 제약기업의 한국내 투자도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샌디에고 바이오클러스터는 어떤 곳?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한 샌디에고는 보스턴·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내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힌다.

현재 1000개 이상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 및 연구소, 80여개의 임상시험대행기업(CRO), 민간 및 대학교 부속 연구소가 모여있다. 샌디에고 시정부는 기부자에게 기부액의 절반에 대해 2년간 세금을 감면해준다.

샌디에고 경제협의회(EDC) 빌 볼드 바이오 담당 컨설턴트

샌디에고 경제협의회(EDC) 빌 볼드 바이오 담당 컨설턴트

샌디에고 경제협의회(EDC) 빌 볼드 바이오 담당 컨설턴트는 "샌디에고는 기초연구-임상시험- 개발-상용화까지 모든 단계가 가능한 곳"이라며 "1960년대부터 기초 연구에 집중한 UCSD에 인재들이 몰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협력하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EDC 로리 사바 최고업무책임자(COO)는 "대학이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면 기업이 준비된 인재를 고용하는 산학협력 문화의 뿌리가 깊다"며 "중소기업과 지역을 발전시키는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고에 위치한 솔크연구소(SALK Institute)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선 솔크 박사가 1960년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솔크 연구소장인 엘리자베스 블랙번을 포함해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100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암, 알츠하이머, 유전병 등을 연구한다. 솔크연구소는 미국 정부가 연간 약 600억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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