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괴리율 공시制 시행 '코앞' …증권사, 인력보강에 협업강화 '분주'

  • 송고 2017.06.23 16:30
  • 수정 2017.06.23 17:08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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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내부검수팀 신설에 애널리스트 교육 강화…윤리의식 고취에 '방점'

삼성증권-리서치센터 지원팀 인력 보강…리서치 운영위원회 기능 확대 강화

미래에셋대우-에프앤가이드와 협업 구축…괴리율산출 및 공시 전산개발 박차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국내 증권사 리서치 관행 개선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EBN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국내 증권사 리서치 관행 개선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EBN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간 괴리율을 의무 공시토록 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도' 시행을 두달여 앞두고 증권업계가 전문인력 보강과 금융정보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분주하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예정 및 실제 주가간 괴리율을 공시하는 한편 심의위원회를 구축하는 등 리서치센터의 신뢰성 확보차원에서 이 같은 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목표주가의 산정과 종목 분석은 애널리스트 고유영역으로 치부돼 왔으며, 그 만큼 신뢰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실제로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영업 또는 기업 탐방 등을 통해 업계 로비에 노출돼 있는 애널리스트들의 직무상 객관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리서치센터의 역할에 공을 들이며 대대적인 재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선도적으로 리서치센터를 재정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특히 매도 리포트가 빈번한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서영호씨가 수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도 적잖은 관심을 유발했다.

현재 KB증권은 리서치 센터장을 비롯해 부서장과 경력 10년차 이상의 중견급 애널리스트로 구성한 리서치 심의위원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KB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혹은 실적을 유의미하게 변경거나 새로운 기업을 커버리지에 추가할 경우 심의위워회를 통과해야 한다.

즉 애널리스트가 중요한 의견을 중도에 변경할 경우 철저하고, 엄격한 내부 심사를 거치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의범위는 증권사 자율이다.

아울러 현대증권과의 통합 출범과 동시에 리서치센터내 내부 검수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은 리서치 발간 과정에서의 컴플라이언스 준수를 위해 구성됐다.

전신인 KB투자증권 당시에는 QC(Quality Control) 전담자를 통해 검수르 실시했으나, 통합 후 내부인력 보강을 통해 팀으로 격상했다. 이외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준법성 등 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위법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 일환으로,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만 편중되지 않도록 균형 분배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애널리스트 성과평가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리서치 운영 인력을 보강하는 한편 별도의 괴리율 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의 공시제도 시행 이전부터 운영해 온 리서치 운영위원회를 통해 목표주가 변경폭이 클 경우 자체 검수해 왔으나, 위원회의 권한과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게다가 리서치센터 지원팀의 인력을 보강해 컴플라이언스와 관련된 기능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포트 생산 실적과 정확성을 평가해 애널리스트 평가에 반영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며 "괴리율 공시와 관련해서는 리포트 표지에 있는 목표주가 변경 추이 테이블에 '괴리율'을 표시하는 열을 추가하고 '괴리율'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에프앤가이드와 같은 금융정보업체와 협력해 괴리율을 계산하고 공시하는 전산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리서치센터 관행 개선은 자율 규제인데다가 금융감독원이 개선사항에 대한 실태 점검 후 우수 사례를 업계에 전파하겠다고 밝히면서 센터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리서치센터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는 어떻게 하는지, 혹시 우리 센터가 공들여 구축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가지는 않을지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내부 검수가 엄격해질 경우 기업 가치 평가라는 고유 영역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도 리포트를 낼 경우 영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감안해서 검수를 진행하고 투자의견 배분을 해야할 것"이라며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예언하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괴리가 생길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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