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M, 이통·컨텐츠 강자 맞손 '이종산업 융합 나섰다'

  • 송고 2017.07.17 12:21
  • 수정 2017.07.17 15:07
  • 이미현 기자 (mihyun052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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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 경영방침 ‘Deep Change 2.0’의 첫 성공 사례

AI+콘텐츠 결합=차세대 사업…5년 내 10배 부가가치 창출 목표

(왼쪽)SK텔레콤 박정호 사장,(오른쪽)SM엔터테인먼트그룹 김영민 총괄사장ⓒSKT

(왼쪽)SK텔레콤 박정호 사장,(오른쪽)SM엔터테인먼트그룹 김영민 총괄사장ⓒSKT

AI등 국내 ICT를 대표하는 SK텔레과 한류 콘텐츠 대표 사업자인 SM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해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양사는 계열사인 아이리버 및 SM컬처앤콘텐츠(이하 SM C&C)를 주축으로 한 광범위한 상호 증자 및 지분 양수도를 통해 차세대 콘텐츠 사업에서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은 17일 고품질 음향기기 제조사인 아이리버와, 드라마 예능 콘텐츠 제작사 SM C&C에 각각 250억원과65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도 같은 날 계열회사와 함께 아이리버와 SM C&C에 각각 400억원과 73억원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협약으로SK텔레콤은 SM C&C의 2대 주주가 되며, SM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된다.

또 아이리버는 SM 계열회사인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이하 SM MC)와 SM Life Design Co.(이하 SM LDC)를 흡수해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SM C&C는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한다.

아이리버는 이번에 총 6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SK텔레콤이 250억원, SM엔터테인먼트가 400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한다. 또 아이리버는 모바일 콘텐츠 제작 회사 SM MC와 합병하는 한편, SM 일본팬을 대상으로 공연 도구 및 연예인 관련 상품을 제공하는 머천다이징(Merchandising) 회사인 SM LDC를 300억원에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아이리버와 SM MC의 합병 비율은 ‘아이리버: SMMC = 1: 1.6041745’이며, 최종적으로 합병 법인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46.0%,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 지분율은 20.6%가 된다.

합병은 오는 8월 아이리버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을 예정이며, 합병 완료는 올해 10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SM LDC 주식 양수도는 9월에 마무리될 계획이다.

이날 오후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SK 플래닛 서성원 사장,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 김영민 총괄사장, 한세민 대표는 서울 삼성동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 SKT-SM, 이종산업 융합… 최태원 회장 경영방침 ‘Deep Change 2.0’ 첫 성공 사례

SK텔레콤과 SM엔터와의 협력은 서로 다른 회사간 핵심 역량과 인프라를 파트너에게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SK그룹의 새로운 경영방침인 ‘함께 하는 Deep Change 2.0’의 첫 성공 사례로 평가 받을 수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19일 관계사 CEO가 참석한 ‘2017 확대경영회의’에서 “SK가 보유한 유무형의 역량과 인프라가 SK는 물론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며 공유 인프라를 기본으로 하는 ‘함께하는 Deep Change 2.0’을 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경영방침에 따라 그 시작으로 SK텔레콤은 확연히 다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한류 콘텐츠 대표 사업자 SM엔터테인먼트와 사업 인프라를 공유하고, SK텔레콤이 보유한 AI 기술 등을 공유하며 기반 차세대 사업 개발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 경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변화(Deep Change)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도 취임사에서 “혼자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대양에 돛단배를 띄우는 것과 같다”고 말한바 있다.

■ AI+콘텐츠 결합=차세대 사업…5년 내 10배 부가가치 창출

SK텔레콤이 자사 역량·인프라 공유의 파트너로 SM엔터와 손을 잡은 이유는 ‘AI를 중심으로 하는 ICT’와 ‘한류 콘텐츠 산업 결합’을 통해 2~3배가 아닌 10배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한류 산업은 공연, 음원, 드라마 콘텐츠 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파생 산업에 대한 소득은 그리 많지않은 한계를 보여왔다.

‘한류’의 높은 인지도에 비해 연예기획 산업의 규모는 헐리우드 영화 1편의 글로벌 수익에도 못 미치는 1조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M엔터와의 협력을 통해 공연, 음원 등 한류 콘텐츠 파워에 AI 등 국내 ICT 역량을 결합하면, 2~3차 파생 사업으로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은 AI를 비롯해 AR, VR 등 미디어 기술, 휴대용 오디오 등 음악 디바이스 제작(아이리버), 광고 사업(SK플래닛) 등에 대한 풍부한 역량을, SM엔터는 스타의 지적재산권, 한류 콘텐츠 제작, 팬들의 강한 로열티 등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M엔터의 역량과 시너지를 일으켜, 콘텐츠 특화 디바이스 등 한류 특화 상품, 플랫폼 사업 등으로 5년 내 10배의 부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사업 모델? 1차 콘텐츠·2차 한류 특화 상품 먼저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으로 1차 콘텐츠 사업, 2차 한류 특화 상품 사업이 활성화할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한류팬 대상 관광, 쇼핑, 문화체험 등 3차 사업을 개발한다.

이번 양사간의 협력으로 ‘인공지능’+‘한류스타’라는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조합을 통해 전혀 새로운 사업모델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리버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아스텔앤컨(Astell & Kern)은 SM이라는 우군을 얻어 전세계 1천만 이상의 SM팬 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아스텔앤컨 이어폰 및 헤드셋에 SM의 인기 그룹인 엑소(EXO) 로고를 새긴 특화 상품을 출시하거나, ‘샤이니’(Shinee)의 목소리가 담긴 AI스피커를 출시할 수도 있다.

AR과 VR을 활용한 가상 콘서트, 스타 팬미팅 콘텐츠 등을 상상해 볼 수 있다. SM엔터는 상품 기획력이 뛰어난 아이리버와 시너지를 내어, ICT+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SM엔터는 각사가 보율한 사업적 자산인 광고 사업과 콘텐츠 제작 사업을 공유한다. SM엔터는 SK플래닛의 광고 사업과 콘텐츠 제작사업을 합쳐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대행 및 콘텐츠 기업인 ‘덴츠’(Dentsu)를 벤치마크한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양사가 사업 인프라 공유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 SM C&C, SK플래닛 광고사업 부문 인수...‘콘텐츠+광고’ 비즈니스 모델

SK플래닛은 광고 사업부문을 계열로부터 분리한다. SK플래닛 내 광고사업 부문은 물적 분할되어 SM C&C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SK텔레콤은 광고 사업을 완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SM C&C의 2대 주주로 참여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SM C&C에 650억원을 증자하며, SM C&C는 증자대금을 활용해 660억원에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을 100% 인수한다.

또, SM 엔터테인먼트와 해외 자회사 드림메이커(DreamMaker)는 SM C&C에 각 50억원, 23억원을 추가로 증자한다. SK텔레콤은 SM C&C의 지분 23.4%를 확보해 지분 32.8%를 확보한 SM에 이은 2대 주주가 되어 광고 사업 혁신을 지속 추진한다.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 분할은 8월 말 SK플래닛 주총 승인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까지 SM C&C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SM C&C는 일본의 최대의 종합 광고 대행사인 ‘덴츠’(Dentsu)를 벤치마크한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이 회사는 전통적 광고사업에서 벗어나 영상,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또 SM C&C는 중국과 동남아 광고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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