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자 "합병은 승계와 무관…제일모직이 건의"

  • 송고 2017.07.24 17:41
  • 수정 2017.07.24 17:41
  • 인터넷뉴스팀 (clicknew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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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팀장 증언 "지배구조와 관련없고 제일모직 성장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전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전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다고 증언했다.

김 전 사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이 양사 합병 경위를 묻자 "제일모직 윤주화 사장이 회사를 상장한 이후 성장 방안을 모색했는데 해외 인프라가 전혀 없었다"며 "삼성전자 다음으로 해외 인프라가 강한 삼성물산과 합병하면 여러 시너지가 있겠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바이오 지분도 비슷하게 갖고 있어 신산업인 바이오 산업을 편입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윤 사장이 물산에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검찰과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으로 의심하는 합병이 지배구조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합병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해외 주주의 지분이 50% 이상이라서 한 번도 전자 지분을 강화해 지배력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이 부회장도 '경영을 잘해야 지배 주주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을 추진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2008∼2009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이 무죄로 판결이 날 때쯤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가 완료됐고 현재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2009년 지배 구조상 승계의 물적 토대는 완료됐고 회장직을 이어받아 취임하는 형식적 문제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공단에 합병 찬성을 요청하기 위해 2015년 7월 7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만났다는 검찰 주장도 반박했다.

김 전 사장은 당시 공단 측이 기록으로 남긴 'CEO 면담내용'에 적힌 '이번에 무조건 성사시켜야 함'이라는 기재사항에 대해 검찰이 "간접적으로 공단에 합병 찬성을 부탁한 것 아니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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