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커피왕' 강훈 대표의 몰락…프랜차이즈의 어두운 그림자

  • 송고 2017.07.25 10:50
  • 수정 2017.07.25 10:52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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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가맹 본사 뒤에 수많은 가맹점주에 피해 돌아가

가맹사업 기준 강화 등으로 프랜차이즈산업 체질 개선 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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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커피왕'으로 불린 강훈(49) KH컴퍼니 대표의 사망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도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강 대표의 죽음 이면에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무너지는 가맹 본사가 속출하고, 수많은 가맹점주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해준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5273개, 가맹점 수는 21만8997개에 달한다. 지난해 가맹본부 수는 4268개였다. 가맹본부 수는 2012년 2678개 이후 꾸준히 증가해 4년 만에 59.4%나 급증했다.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은 연간 150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그러나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그동안 양적 팽창에만 매달려 질적인 발전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갑질' 근절에 나서고 업계도 자정 노력을 약속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그동안 쌓인 병폐를 하루아침에 털어버리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대표의 발자취에서도 드러나듯 가맹 본사들은 브랜드 및 가맹점 확장에 집중해 빠르게 성장했다가, 그 부작용에 따른 재무 구조 악화 등으로 몰락하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시장 포화 상태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수없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가운데 가맹 본사를 믿고 사업을 시작한 가맹점주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가맹본부의 평균 가맹사업 기간은 4년 8개월이었다. 10년 이상 유지한 브랜드는 전체의 12.6%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인 67.5%의 브랜드가 생긴 지 5년 미만이었다.

특정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 우후죽순처럼 비슷한 브랜드가 쏟아지지만 대부분 브랜드는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가맹 본사는 가맹점을 대거 모집해 '한몫'을 챙기고 사라지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업계에서도 가맹사업 기준 강화 등으로 프랜차이즈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맹본부가 일정 기간 직영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여서 가맹비만 챙긴 뒤 문을 닫는 '먹튀'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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