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황금 사이클 "'이번엔 과거와 다르다?"

  • 송고 2017.08.09 14:14
  • 수정 2017.08.09 14:27
  •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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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공급업체 생산력 증대 제약·낸드, 후발주자 기술력 한계

"메모리 수요 필수적 증가 상황…용량 커지고 속도 빨라질 것"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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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호황은 산업 전반적 변화에 힘입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D램 공급 증가 제약, 3D낸드 전환기 수요 상승에 힘입어 메모리 호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는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D램은 전원이 차단되면 데이터가 휘발되는 메모리이며 낸드는 저장용 메모리로 주용 사용된다. 두 메모리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불균형에 힘입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민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는 데이터센터 설립 증가, 스마트폰 채용량 증가 외에도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달에 따라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D램·3D낸드 캐파 확대 한계…중국, 기술 확보 미지수
D램 슈퍼사이클은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설비투자 전략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수요 저성장이 역설적으로 D램 빅 사이클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현재 D램 호황은 시장의 '예상 대비' 수요가 좋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는 공격적 설비투자로 점유율 상승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수요성장률은 둔화되고 기술격차가 축소되는 현 시점에서는 수급을 안정화시키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또한 "시장의 수요 예상에 맞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생산업체가 공급량을 계획하는데 이들이 수요 성장 기대감을 낮추고 공급계획을 보수적으로 집행하면서 공급 제약 상황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낸드는 D램과는 호황의 양상이 다르다. 낸드 슈퍼사이클은 2D낸드에서 3D낸드 전환기에 후발업체들의 개발 및 투자 지연으로 인한 공급 제약이 원인이 됐다. 여기에 낸드플래시업계 점유율 2위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에 따른 투자 기회 상실로 사이클을 장기화시키고 있다.

최도연 연구원은 "3D낸드 시장 공급 초과는 업체들의 캐파 증설량이 월 20만장 이상일 때 가능해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3D낸드 증설 발주량은 월 10만장으로 추정되며 후발업체들의 캐파 발주가 가속화되지 못하는 이상 공급 부족은 해소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호황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의 반도체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수십조원을 투입해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칭화유니그룹은 2020년까지 2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기술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이미 메모리 미세집적 기술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기존의 강자들도 3D낸드 전환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은 더 빠른 속도, 더 많은 스토리지 용량을 갖춘 제품을 원할 것"이라며 "호황이 꺾이는 시점이 언젠가는 오겠지만 예전처럼 불황기에 접어들 때마다 주요 생산업체들이 휘청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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