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무역흑자액 458억 달러 기록..역대 최대 2015년 상반기와 근접
다만 美보호무역·車파업 변수로..수출경쟁력 제고·중간재 국산화 매진 필요
[세종=서병곤 기자] 우리 수출이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의 수출 호조 흐름이 올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최대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우리나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45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무역 흑자액(903억 달러)을 기록한 2015년의 상반기 462억 달러 흑자와 거의 근접한 수치다.
만약 올 하반기 무역 흑자액이 445억 달러를 초과하게 된다면 2년 만에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경신하게 된다.
현재 흐름은 좋은 상황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0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8~12월까지 월 평균 68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낸다면 2015년의 903억 달러 흑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처럼 올해 사상 최대 흑자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은 견고한 수출 증가세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년에는 전년대비 수출(-7.9%)과 수입(-16.9%)이 동반 급감한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을 뛰어넘은 것이 역대 최대 무역 흑자액 달성의 요인이 됐지만 올해에는 두 자릿수가 넘은 수출 증가세가 무역 흑자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11.1%을 기록한 수출 증가율은 2월 20.2%, 3월 13.1%, 4월 23.8%, 4월 13.2%, 6월 13.6%, 7월 19.5%를 시현하고 있다.
물론 올해 수출과 함께 큰 폭으로 증가한 수입이 무역수지 흑자 감소 요인이 되고 있지만 지난달 수입 증가세는 한 풀 꺾인 상태다.
실제 1월부터 6월까지 각각 19.9%, 24.0%, 27.7%, 17.3%, 19.1%, 19.8%를 기록했던 수입 증가율은 지난달에는 14.5%로 내려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 요구, 수입규제 확대 등 미국의 보호무역기조 강화와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의 파업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악재들이 수출 타격으로 이어진다면 올해 사상 최대 무역 흑자 달성이 힘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확실성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을 더욱 끌어 올리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 등 중간재 국산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김윤지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수입 중간재를 활용한 가공수출 위주의 수출 구조로 인해 수출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인데 이를 해소해기 위해서는 중간재 국산화 및 최종재의 고부가가치화, 고부가가치 수출품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무역수지 흑자가 늘어나고,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도 올라 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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