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vs GS건설, '반포1단지' 재건축 수주전 필살기는?

  • 송고 2017.09.01 14:31
  • 수정 2017.09.01 14:36
  •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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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단독 수주 기회…분위기는 '국가대항전' 수준, 열기 '후끈'

천문학적 자금조달 관건, 현대 1500억 보증금 납부…GS는 KB와 햡약

반포1단지 수주를 위해 구반포역에 걸려있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의 광고 ⓒEBN

반포1단지 수주를 위해 구반포역에 걸려있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의 광고 ⓒEBN

하반기 재건축 최대어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1단지) 입찰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현장 설명회에서는 9개사가 참가했지만 입찰도 하기 전에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양자대결로 이미 굳혀진 상태다. '디에이치'를 내세워 강남에서 비상을 꿈꾸는 현대건설이냐, '자이'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반포에서 GS건설이 굳히기에 들어가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1일 찾은 반포주공1단지를 찾기 위해 9호선 구반포역에 내리자마자 두 건설사들의 불꽃 튀는 수주전을 짐작케 했다. 지하철역 광고판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광고판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래드인 '디에이치'와 '100년을 내다보는 작품을 만들겠다'며 브랜드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GS건설은 '사업비, 이주비, 중도금 자금조달 준비를 완료했다'며 사업 조건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나섰다.

이렇게 반포1단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2조6411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단독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며 저가수주로 힘들게 따내는 웬만한 해외 플랜트 사업보다 매력적인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리스크가 높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간 강남 재건축 시장을 되돌아보면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세대 수로 봐도 강남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단지 안은 평상시 오후와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간간히 위치한 부동산 창가에는 각 건설사들이 내세운 팜플랫이 빼곡하게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사의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 건설사를 깎아 내리는 문구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지하는 건설사를 밝히기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날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한 부동산 대표는 "각 건설사 마다 장단점이 있지 않겠냐"며 "누가 지어도 잘 지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웃어보였다.

반포1단지 내부 모습 ⓒEBN

반포1단지 내부 모습 ⓒEBN

반포1단지는 사업 덩치가 큰 만큼 천문학적인 자금조달 능력이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반포1단지는 공사 규모가 큰 만큼 입찰보증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선 현대건설은 풍부한 자금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해 초과이익환수제를 우선 피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육영향평가, 각종 인허가비, 토지 매입비 등 관리처분신청을 위한 모든 필요 자금을 즉시 전액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전략에 따르면 이달 말 사업시행인가, 11월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하고 12월 말에는 관리처분신청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반면 GS건설은 최근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 협약을 맺어 사업비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GS건설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사업비 조달, 하반기에는 이주비 조달, 2019년에는 일반분양 중도금 조달 협약을 맺었고 조달시점에 최저금리로 조달하기로 협약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또 반포1단지는 공공사업시행방식으로 입찰시 시공사가 사업비 금리를 제안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4일 입찰 시 금리를 제안서에 명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홍보 팜플랫 ⓒEBN

현대건설과 GS건설의 홍보 팜플랫 ⓒEBN

물론 상대편에 대한 지적도 빠지질 않았다. 우선 현대건설은 GS건설의 불안한 재무 상태를 꼬집었다.

현대건설은 "GS건설의 회사부채가 1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6조원이 넘는 반포1단지까지 수주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800%에 육박할 것"이라며 "지금도 어려운 회사가 견딜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그랑서울, 파르나스호텔 등 자산매각을 지속하면서도 신용등급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GS건설은 현대건설이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낮은 이주비를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주비 금리는 대출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며 "같은 시기의 이주비 금리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GS건설이 낮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과의 자금조달 협약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협약서는 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계약서와 동일하다"며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포1단지 1·2·4주구는 지하 4~지상 35층 5388세대를 신축하는 공사로, 재건축 조합은 내년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조합은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선택했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은 조합과 시공사가 이익과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건축심의 이후에 시공사선정이 가능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조합은 오는 4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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