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 태광으로 간 까닭?

  • 송고 2017.09.05 16:13
  • 수정 2017.09.05 16:38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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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재단 이사장 및 태광산업 고문 선임, "검증된 경영 역량"

경영승계 과정 시간 필요, 허 이사장 중간과정 경영 맡을 듯

허승조 태광산업 재단 이사장.

허승조 태광산업 재단 이사장.

GS그룹 오너家 일원이자 LG그룹 계열사에서 40년 가까이 일한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태광그룹으로 옮겨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광그룹 측은 뛰어난 경영수완이 있는 허 전 부회장으로부터 사업적 조언을 통해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되살리는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의 2세 경영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태광그룹은 지난 4일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을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일주학술문화재단, 세화예술문화재단 등 3개 재단 이사장에 선임했다. 전임 심재혁 이사장은 건강상 문제로 물러났다.

◆이호진 전 회장과 처남 매부 사이, 재단 이사장은 신뢰 상징
태광 산하 3개 재단은 창업주인 이 전 회장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설립했기 때문에 중요성이 남다르다. 이러한 재단에 허 이사장을 선임한 것은 이 전 회장과의 특별한 관계도 한몫한다. 이 전 회장의 큰누나인 이경훈 씨와 허 이사장은 부부사이다.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그만큼 신뢰도가 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태광그룹은 허 이사장에 태광산업의 고문도 맡겼다. 태광산업은 그룹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계열사다. 태광산업은 1950년 설립됐으며 아크릴, 나일론, 스판덱스, 직물가공에 이르기까지 섬유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섬유메이커로 성장했다.

때문에 태광그룹의 경영에서도 허 이사장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광그룹은 허 이사장의 뛰어난 경영수완과 경험이 태광산업 향후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광산업의 2016년 연결실적은 매출액 2조6711억원, 영업이익 1601억원, 당기순익 44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6%로 저조하며, 영업이익은 정체 상황이고, 매출액은 2년전보다 약 5000억원이 감소했다.

◆그룹 경영승계 과정서 핵심역할 맡을 것이란 업계 관측
신임 허 이사장은 19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유통 대표이사 사장,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및 부회장을 역임했다.

2005년 GS리테일 출범이후 10년만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10% 이상 성장시켜 내실과 외형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업계 최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혁신적 마케팅으로 GS25 편의점을 업계 1위 지위로 올려놓은 것은 물론 GS리테일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추진시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협력업체와도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소통형 CEO로 정평이 나 있다.

태광산업 측은 "모기업은 물론 태광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GS그룹에서 뛰어난 경영실적을 보인 허 이사장이 고문으로 옴에 따라 재단은 물론 그룹 분위기 쇄신에 큰 활약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전 회장의 경영승계 과정에 허 이사장의 역할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돼 1·2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간암으로 건강이 악화돼 2012년 6월 보석으로 풀려나 집과 지정병원을 오가며 투병 중이다. 이 전 회장으로서는 경영승계가 시급한 상황이다.

유력한 승계자는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현준 씨다. 부자는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주)티시스의 지분을 각각 51.01%, 44.62%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준 씨의 올해 나이는 24살. 아직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기에는 어리다는 평가다. 때문에 현준 씨가 충분히 성숙할 때까지 허 이사장이 중간 과정에서 경영을 도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허 이사장이 고문을 맡고 있지만, 나중에는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및 승계과정을 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승조 이사장 프로필
-1968 서울고등학교 졸업
-​1972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공업경영학과 졸업
-​1978 (주)럭키금성상사 해외건설부 입사
-1995 (주)LG상사 전무이사
-2001 LG백화점 사장 겸 (주)LG상사 마트사업부문 대표이사 사장
-2002 (주)LG유통 대표이사 사장
-2009~2016 (주)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2017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일주학술문화재단,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 겸 태광산업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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