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8 예판 기상도…이통사 '맑음' vs 알뜰폰 '흐림'

  • 송고 2017.09.11 16:30
  • 수정 2017.09.11 18:03
  • 이미현 기자 (mihyun052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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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8 예판 호응 높아...사전 예약자 90%, 선택약정할인 25% 선택

알뜰폰업계,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등 가격 경쟁력 악화 눈에 뻔한데…고가 단말기 영업 '부담'

이동통신3사가 지난 7일부터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15일부터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선개통을 시작한다.ⓒEBN

이동통신3사가 지난 7일부터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15일부터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선개통을 시작한다.ⓒEBN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8 사전예약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가운데 이동통신3사와 알뜰폰 업계가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서도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사전 예약자들 대부분이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25%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고 있고 알뜰폰은 이통사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25% 요금할인보다 할인율이 배높은 최대 55% 요금할인을 내세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업계는 지난 7일부터 갤럭시노트8 사전예약을 개시했다. 첫날 삼성전자는 갤노트7 총 39만5000대가 예약판매 됐다고 집계했다.

이는 삼성전자 출시 첫 달 판매목표인 70만대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전작 갤럭시노트7 첫날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인기 모델과 색상은 256기가바이트(GB) 딥씨 블루, 미드나이트 블랙 순으로 호응이 좋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갤노트8 예약 추세는 갤노트7 출시 당시 수준으로 고객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256GB 모델을 사전예약할 경우, AKG스피커 혹은 네모닉 프린터(포스트잇 프린터)를 선택할 수 있어 고객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갤노트8 사전 예약자 대부분이 25% 요금할인을 택했다. 갤노트8이 출시되는 오는 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의 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 25%를 선택하는 고객이 약 90% 수준”이라고 말했다.

갤노트8 구입 시 선택약정할인 25%를 선택할 경우, 이통사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공시지원금 보다 2.5배 가량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도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 까지 최대 55% 요금할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갤노트8 고객 유치에 돌입한 상황이다.

헬로모바일, 유플러스 알뜰모바일, 여유텔레콤 등 일부 알뜰폰 업체들이 갤노트8 예약판매에 나섰으며 에넥스텔레콤과 KT 엠모바일 등이 실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알뜰폰 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오는 15일 선택약정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되는 데다 이통3사가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면서 알뜰폰 이탈 가입자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간 내세워왔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상황에서 다수 알뜰폰 업체들은 갤노트8과 같은 고가 단말기 영업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한 대에 100만원쯤인 갤노트8과 같은 단말기는 소량이라고 하더라도 영업을 위해 못해도 50대를 구매해야 하는데 그 경우 5000만원이 있어야 한다"며 "또 제조사로부터 스마트폰을 선구매해야 하는데 자금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며, 또 폰이 팔리지 않는다면 그 재고를 100% 안고가야 한다. 그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에넥스텔레콤은 알뜰폰 소비자들의 단말기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갤노트8을 소량 입고하기로 결정했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우선 색상별로 10대씩은 받을 예정이며 추후 몇 대를 더 받을지는 아직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알뜰폰에서도 프리미엄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 소량씩 들여오기 때문에 (갤노트8로) 매출을 크게 올리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형 알뜰폰 업체들도 사정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갤노트8 가입자에게 40% 요금할인을, 유플러스 알뜰모바일은 갤노트8 예약가입자가 유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55% 요금할인을 적용하는 '출혈 마케팅'에 나섰다.

또 CJ헬로비전은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각각 월 100분과 100건으로 줄이는 대신 10GB(기가바이트)데이터를 월 2만9700원에 제공하는 '보편 유심(USIM) 10GB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동통신 업계 평균 요금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의 요금제로, 원가 이하의 상품이다.

이는 알뜰폰 업체들이 가입자 방어를 위해 수익성을 포기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알뜰폰업계는 이통3사 대비 최대 50% 싼 요금으로 올 초까지 매월 2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가져왔지만 올 7월에는 오히려 이통3사에 4000명 가까운 고객을 뺏겼다.

선택약정할인율 25% 상향이 오는 15일 이뤄지면 이통3사의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는 대신,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이통사보다 많은 30∼40% 요금할인을 내세워왔던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통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위기감이 알뜰폰 업체들이 출혈 경쟁에 나서게 된 배경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알뜰폰 업계 보호를 위한 대안으로 도매대가(이통사에 망을 밀리는 대가로 주는 비용) 인하가 꼽히지만 정부와 이통사의 협상은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이통사와 알뜰폰의 가격차가 1~2만원 사이인데 선택약정할인이 25%까지 갔을 경우 차이가 1만원 안팎으로 날 수밖에 없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8~9000원 차이로 알뜰폰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멤버십 서비스나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는 이통3사로 이탈할 고객들도 생기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알뜰폰 활성화가 아닌 오히려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이통사에 대한 정책과 함께 정부가 내세웠던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대해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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