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는' 최종구·'질타하는' 최흥식…곤혹스런 금융권

  • 송고 2017.09.13 10:58
  • 수정 2017.09.13 10:58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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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강화·영업체질개선 주문하는 금융당국 주문에 금융사 험로 예상

北리스크·美금리인상 지연 등 대내외적인 요인까지...금융주 주가 하락세

소비자보호 강화와 영업체질 개선을 주문하는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의 연이은 주문에 향후 금융권의 험로가 예상된다.

새 정부의 개혁 방향에 맞춰 금융정책과 감독을 지휘할 투톱 체제가 완성됨에 따라 금융산업의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그 동안의 고착화된 영업관행과 소비자 권익보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금융권은 신규 사업 진출 및 소비자 민원 개선 등 근본적인 혁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 리스크와 미국 금리인상 지연 등 대내외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금융업종의 주가가 최근 두달새 큰 폭 하락한 상태다. <하단 표 참조>

우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당포식 영업 행태"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은행권이 지나치게 담보 대출 위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가계·담보대출 쏠림 현상이 '생산적 금융'을 저해한다고 판단한 최 위원장은 "중소기업 대출을 보더라도 여전히 담보·보증 위주로 하고 있고, 최근에는 오히려 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에는 특수은행인 국민은행만 가계자금 위주로 대출했고 다른 시중은행들은 영업하는데 차이가 있었다"며 "지금 보면 은행들 간에 그런 구분이 없어져 각사만의 경쟁력과 개성이 사라졌다"고 질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여신 가운데 기업자금의 비중은 국민은행이 1999년 40.8%에서 43.4%로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68.6%→44.3%), 신한은행(74.2%→47.9%), 하나은행(72.8%→45.0%)로 크게 줄었다.

최 위원장은 "개별 은행이 수익 확보에 유리한 행위를 한다고 해서 그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냐에 의문이 있다"면서 "가계대출의 문제를 볼 때마다 많은 이들이 은행을 두고 '전당포식 영업 행태'라고 비판하는데 그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은행들이 스스로 선별기능을 키우고 리스크를 분담하면서 신산업·혁신기업 등 생산성이 높은 분야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체 경쟁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산업은 다른 산업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혁신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에 자금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아울러 가계에 빚을 권하는 대부업권의 대출 관행에 대해서도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최 위원장은 "대부업계가 과도한 채무 부담을 촉진하는 폐단이 분명히 있다"면서 바로잡을 뜻을 내비쳤다. 금융위는 지난 7월부터 최종구 위원장 직속으로 ‘조직혁신기획단’을 가동, ‘셀프개혁’에 나선 상황이다.

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사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지난 11일 취임 일성으로 “소비자 중심의 금융 감독을 실천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원장 직속 자문기구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치할 뜻을 피력했다. 또한 ‘민원·분쟁 조기경보시스템’도 도입하기해 문재인표 금융개혁의 신호탄을 마련할 뜻을 분명히 했다.

18년 만에 금융감독 분야로 귀환한 그는 금융사와 금감원을 향해 "외환위기 이후 금융산업이 대형화 경쟁과 수익성 제고에 치중하며 금융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고 사고 및 불합리한 관행이 끊이지 않으며 국민의 신뢰도 높지 않은 상태”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이 초심으로 돌아가 건전성 감독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를 유기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금융 개혁을 요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금융업종은 그 어느때보다 혁신을 감내해야 하는 모습이다. 금융주 주가는 최 위원장 취임때와 비교했을 때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현대차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동부화재, 미래에셋생명, BNK금융지주, 광주은행, 동부증권, 한화생명,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삼성생명, 삼성화재, 제주은행, NH투자증권, 우리은행, 삼성카드, 코리안리,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KTB투자증권, 현대해상, 기업은행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업에 정통한 전문가는 "금융 수장들의 정책적 발언이 공개될 때 마다 금융주 주가가 출렁인다"면서 "다른 나라의 경우 정책·감독당국 관계자의 발언이 번번히 주가에 영향을 주면 소송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새 정부의 기본 정책 기조가 개혁인 만큼 문재인표 금융개혁과 혁신이 어떻게 이뤄질 지 몰라 금융업종들이 좌불안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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