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변경의 프리즘]미스터피자·맥도날드에 여론이 '싸늘한' 이유

  • 송고 2017.09.14 10:11
  • 수정 2017.09.14 10:11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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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경영서 사퇴, 공식사과 등 '보여주기식 반성' 그쳐

부정적 이미지 개선 위한 대책 마련과 실효성 있는 혁신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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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한 냉담한 시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직까지 잘못을 저지른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느니, 공식사과를 하느니 기업들의 행보가 '보여주기식 반성'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피자는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에 이어 아들 정순민 부회장까지 경영에서 손을 뗄 예정이다.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등기이사 사퇴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까지 사퇴하면 미스터피자 오너 일가는 경영일선에서 모두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난다"는 오너 일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같은 사퇴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도 "지분을 갖고 있는 한 경영에서 손 뗀 것은 아니다. 피자 사먹지 않지만 혹 먹게 되면 미스터피자는 빼고 먹을 것이다", "꼼수가 보인다", "앞으로 미스터피자는 근본적인 쇄신이 없는 한 다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등 냉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한국맥도날드도 되려 '뒷북 사과'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최근 몇 달동안 자사 매장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최근 불고기 버거 제품 판매를 자발적으로 잠정 중단했고, 원재료 공급부터 최종 제품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있다"고 언론 보도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햄버거병 논란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사과의 뜻을 전한 한국맥도날드를 두고 소비자들의 외면이 잇따르자, 보여주기식 사과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뿐만 아니라 조 대표가 내놓은 식품안전 대책도 '보여주기식' 성격이 짙다. 조 대표는 지난 7일 전사적 차원에서 식품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매장에 대한 제 3의 외부 기관의 검사 △매장 직원들을 위한 '식품안전 핫라인' 개설 △본사와 매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의 식품안전 교육 강화 △고객 초청해 매장 주방 공개 △원재료 공급·보관과 조리·서빙 과정은 물론 최종 제품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웹사이트에 공개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새롭게 구축된 항목이 있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웹사이트에 공개 등을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소비자들의 니즈와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식품 안전을 더욱 강화한 것"이라고해명하는데 그쳤다.

특히 고객을 초청해 매장 주방을 공개하는 항목은 한국맥도날드가 매년 해오고 있는 '내셔널 오픈데이'와 별반 차이가 없어보인다. 내셔널 오픈데이는 햄버거 제조 전 과정을 엄마 고객들에게 공개해 맥도날드의 위생관리 시스템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 행사다.

또 본사와 매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의 식품안전 교육 강화 항목도 언제부터, 어떻게, 구체적으로 하겠다는 내용은 빠져있다.

기업들의 진정성있는 반성과 근본적인 쇄신이 아직도 한참 부족하게 느껴진다. 더이상 '보여주기식 사과'에 고개를 숙일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과 실효성 있는 혁신안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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