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에…중국서 발 빼는 롯데마트, 철수 '시동'

  • 송고 2017.09.14 18:30
  • 수정 2017.09.14 18:35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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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롯데마트 모든 매장 매각도 배제 안해

"매달 1000억원 가까운 손실 감당 어려워"

중국 베이징에 있는 롯데마트 전경ⓒEBN

중국 베이징에 있는 롯데마트 전경ⓒEBN


국내 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으로 부터 보복을 당해 온 중국 롯데마트가 시장 철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000억원이 넘는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사업 유지를 위한 노력을 보여 온 롯데마트가 결국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중국 시장에서 발을 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한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마트 부문은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전체 매장 매각을 포함한 매각 방안을 주관사와 협의중"이라며 "다만 마트를 제외한 다른 중국 사업 부문의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롯데마트의 매각 범위는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매장의 매각도 가능하다게 롯데 측의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에서 진행을 하고 있어서 범위를 알수 없지만 중국 롯데마트 매장 전부를 매각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는 사드 보복 사태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기로 하는 등 현상 유지를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사드 보복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드보복 사태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며 "현재 월별 매출 손실이 대략 950억원 가량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롯데마트의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이고,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중국 내 롯데마트 사업매출은 거의 없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고 있다.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 세무 조사를 하면서 이른바 '사드 보복'을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각종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롯데마트 매장을 영업 중지시킨 뒤 문을 열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또 위생, 통신, 광고 등 다방면에 걸쳐 불시 단속을 이어가며 벌금 등을 부과해왔다.

여기에 중국 롯데마트 점포 앞에서 중국인들의 사드 배치 항의 시위에 이어 중장비를 동원, 롯데 제품들을 짓밟는 퍼포먼스 시위 동영상까지 올라오는 등 중국 내 반한 감정도 커지면서 롯데의 중국 사업이 미래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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