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수입의존도 '뚝'…제약사, 백신 경쟁력 커져

  • 송고 2017.09.22 15:44
  • 수정 2017.09.22 17:04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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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SK케미칼·일양·보령 등 글로벌 제약사 GSK·사노피 등과 '맞짱'

경북 안동, 전남 화순 등 백신산업 특구 마련 위한 지자체 경쟁 치열

병원을 찾은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독감예방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병원을 찾은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독감예방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최근들어 국산 백신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개발부터 생산·유통·판매 해외 수출에 이르기까지 국내 제약사들의 백신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 일양약품, SK케미칼, 보령바이오파 등 국내 제약사들의 백신개발 파이프라인이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메르스, 에볼라 등 전염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예방백신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백신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인체내에 인위적으로 주입해 향후 감염시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키는 예방책이다. 인체가 침입자를 기억했다가 이를 보강하는 면역기능을 활용한 방식이다. 겨울 시즌 영유아가 맞는 독감백신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백신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 제약업체는 녹십자, SK케미칼, 일양약품, 보량바이오파마 등이다. 이들은 글로벌 제약사 GSK, MSD, 사노피 등이 독점하고 있던 독감백신, 수두백신, 대상포진백신 시장에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녹십자는 현재 독자개발 백신을 8개나 보유하고 있다. 계절독감(3·4가), 신종인플루엔자, 조류인플루엔자, 수두백신, B형간염, 파상풍·디프테리아(Td), 일본뇌염, 유행성출혈열 등이다.

녹십자는 독감백신으로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세계보건기구(WTO) 산한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한화 41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 계약을 따냈다. 독가백신 수출 6년간 녹십자 독감백신 누적 수출액은 2억달러(약 2274억원)를 넘어섰다.

백신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H5N1) 백신(허가), 4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임상3상), 탄저백신(임상2상), 차세대 수두백신(임상2/3상), 결핵예방백신(임상1상) 등을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은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앞세워 녹십자와 국산 백신명가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첫 시즌 500만 도즈를 완판한 데 이어 올해는 7%가량 늘어난 535만도즈를 공급할 예정이다.

조만간 글로벌제약사 MSD가 10년간 독점하고있던 대상포진 예방백신 시장에도 진출한다. SK케미칼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독자개발 대상포진 예방백신 '스카이조스터'(가칭)의 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일양약품은 충청북도 음성 백신공장에서 3·4가 독감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 간염 및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뇌수막염', '폐렴 예방용 다가 백신' 등 다양한 종류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그룹의 계열사 보령바이오파마는 충청북도 진천 백신공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A형간염, B형간염, 장티푸스, 뇌수막염, 수두, 소아마비, 자궁경부암 등의 예방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특화산업단지 조성에 목말라 있는 지자체들도 나서 백신마을 만들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는 백신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SK케미칼 백신 공장과 국제백신연구소(IVI) 안동분원을 유치한 경북도는 향후 백신산업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날 안동에서 '2017국제백신산업포럼'을 열고 백신산업 육성에 대한 산·한·연 공동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국제보건의료제단 등 국내외 백신 관련 기과과 일양약품 등 제약기업 등 400여명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같은 기간 전라남도 화순도 백신산업포럼을 열고 백신산업특구 조성을 위한 투자유치에 나섰다. 보령바이오파마, 셀리드, 아이진 등 국내 제약·바이오벤처 기업과 백신산업 투자협약을 맺고 백신 개발부터 제조까지 화순백신산업특구 조성

제약업계 관계자는 "독감백신을 제외하곤 아직 수입 백신 의존도가 크다. 백신의 자립화 측면에서 지자체 지원 활성화 노력을 반가운 일"이라며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치료제 시장 위주로 움직이고 있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예방의학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어 백신 분야의 시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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