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엑소더스-2]<2>사드보복 '폭풍' 화장품업계, 실적 부진에 '진퇴양난'

  • 송고 2017.10.02 01:25
  • 수정 2017.10.02 16:53
  •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 url
    복사

2분기부터 사드 보복 심화, 수출 성장세에 제동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실적 부진, 수출전략 수정 불가피

[사진=EBN]

[사진=EBN]


중국의 사드발 경제 보복이 장기화되며 화장품 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 실적 부진, 중국 수출 감소가 성장세 유지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은 8억2300만 달러 규모(약 9400억원)로 전년대비 1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후 사드 보복이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분기부터 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파가 지속될 시 국내 화장품업계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뷰티업계 대표업체들도 국내 화장품 시장 위축과 맞물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 1조4130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57.9% 감소했다.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도 사드발 면세 채널 및 관광 상권 매장 위축으로 연결기준 매출 및 영업익이 급감했다. 각각 1조2050억원, 1016억원을 나타내 17%, 58% 하락했다. 설화수, 라네즈, 헤라 등 대형 브랜드에 대한 저항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사업 부문의 사드 악재를 비껴가지 못했다. 사업 부문별로 봤을 때 화장품사업 부문 2분기 매출은 7812억원, 영업이익 14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4.7%, 2.7% 감소한 수치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역시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쳤다. 연결기준 매출은 1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다. 영업익은 24억원에 그쳐 41%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을수록 사드 타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베트남, 러시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사드의 악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도 위축됐다. 각 업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는 등 사드발 불황이 두드러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상반기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 화장품 기업 23개사의 전체 매출은 5조6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하락했다. 영업익 역시 3.7%가 줄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중소기업만 떼놓고 봤을 때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봉엘에스, 리더스코스메틱, 잇츠한불, 코리아나화장품, 클리오, 토니모리 등 국내 15개 업체들의 매출 총합은 지난 상반기 7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뒷걸음쳤다. 영업익의 경우 23.7% 대폭 감소했다.

잇츠한불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27억원으로 51.7% 하락, 영업익의 경우 적자전환했다. 토니모리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영업익이 각각 13.6%, 88.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후폭풍 발생 전까지 K-뷰티 시장에는 거품이 다소 끼어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면세 채널, 관광 상권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