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17] 국토부, 과도한 수요예측으로 도로 남설

  • 송고 2017.10.12 14:34
  • 수정 2017.10.12 14:34
  •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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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이후 개통 120개 일반국도 중 41개 예측통행량 50% 미달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 "추정손실액만 2조9745억원"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전경ⓒEBN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전경ⓒEBN

국토교통부가 과도한 수요예측으로 도로를 남설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토교통위원회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토부가 지난 5년간 도로 남설에 투입된 국가예산만 4조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용기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개통된 전국의 120개 일반국도 가운데 41개(34.1%)가 설계 시의 예측통행량(수요예측)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13개 일반국도는 통행량이 예측통행량의 30% 이하에 불과했다.

특히 2013년 개통한 압해-운남 도로 경우, 일일 평균통행량이 예측치 1만475대의 17%(1812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동 사업에 무려 1371억여원의 국가예산을 쏟아 부었다.

현행 도로법(제6조)상 일반국도는 국도·국지도5개년계획에 맞춰 국토부가 사업추진을 하게 된다. 실제 설계 및 발주는 전국의 5개 지방국토관리청(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이 각 지역 수요를 반영한 실시설계를 통해 해당 도로건설의 필요성, 도로의 적정규모 등을 고려해 건설한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요예측이 과다하게 설정되면 불필요한 도로가 건설되거나 또는 실제 통행량에 맞는 적정규모의 도로를 넘는 과도한 규모의 도로가 건설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예산이 과대 설계된 만큼 결과적으로 낭비되고, 꼭 필요한 다른 곳의 도로건설에 차질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실통행율을 고려한 적정 투자국비를 고려했을 경우 추정손실액은 2조9745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용기 의원은 "내년도 SOC예산이 20% 이상 삭감되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국비를 낭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국토부는 국토의 균형개발을 위해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으로 적정규모의 도로가 건설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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