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시험대 오른다

  • 송고 2017.10.16 14:30
  • 수정 2017.10.16 14:48
  •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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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인사태풍 예고…"총수 부재 속 신중론도"

스타트업·실리·투명경영 인사 반영될까 '관심'

ⓒ[사진제공=데일리안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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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를 시작으로 삼성의 리더십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로서 '뉴삼성'의 초석을 다질 사실상 첫 고위급 인사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사이에 사장단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가 속속 이뤄질 전망이다.

◆다가올 인사, '신중'과 '파격' 사이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고 연장자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경영자, 이사회 의장 등을 맡아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부재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대내외 행사에 참석하며 그룹의 얼굴 역할도 겸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권오현 부회장마저 사퇴하면서 삼성전자는 이재용 '원톱'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부회장의 사람들로 꾸려진 새로운 체제가 도래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휘말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사회 멤버 등 기존에 삼성전자를 경영해오던 사장들이 완전히 손을 뗄 수는 없는 상황인 셈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주관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데일리안포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주관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데일리안포토]

이에 따라 권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으면서 각각 가전부문(CE)과 인터넷 모바일(IM)을 맡고 있는 윤부근, 신종균 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파격적인 인물이 새롭게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만만치 않다. 특히 권 부회장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산업의 속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이미 삼성 내부에 세대교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권 부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저의 사퇴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DS사업 부문에서 권 부회장의 후임이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의 역할론이 대두된다.

◆'이재용의 가치' 실현할 인물에 관심집중

지난해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로 일시정지된 이 부회장의 '뉴삼성' 구상도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철학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평소 '스타트업 삼성', 실리추구, 투명경영 등 새로운 형태의 삼성을 강조해왔다. 스타트업처럼 수평적 조직문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투명경영 또한 이 부회장이 강조하던 가치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에는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고 같은해 11월 글로벌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따라서 평소 이 부회장이 글로벌 IT업계 CEO 및 리더들과 친분을 쌓아온 만큼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실리콘밸리 출신 인재를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사장급 인사에 50대는 물론 40대 연령층까지 파격적으로 중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일시적으로 업무에서 손을 뗐던 미전실 출신 임원들이 복귀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추측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미전실의 폐쇄성이 일반 대중들에게 지적된 만큼 새롭게 구성되는 컨트롤타워는 권한과 더불어 책임까지 지는 방향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평소 중요시하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된다면 제대로 된 '이재용의 삼성'이 출범하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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