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상품DNA 바꾼다"…이상규의 문화실험

  • 송고 2017.10.20 14:31
  • 수정 2017.10.20 16:56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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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대표 취임 이후 '도서·ENT·교육' 콘텐츠 사업 강화

한남동 랜드마크에 이름 새기고, 출판사 송인서적 인수까지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이사.ⓒ인터파크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이사.ⓒ인터파크


'온라인쇼핑 1세대'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이사의 문화기업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베이, 11번가 사이의 출혈경쟁에 밀려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던 인터파크는 이 사장의 혁신DNA 앞세워 사계절 문화서비스를 파는 차세대 문화O2O(Online to Offline)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서울 한남동의 랜드마크 블루스퀘어 공연장 명칭을 '인터파크홀'로 변경했다고 20일 밝혔다. 2011년 건립 이후 지금까지 6년간 '삼성전자홀', '삼성카드홀'로 운영됐던 공연장은 이상규 대표가 취임한 올해 처음으로 인터파크 고유의 이름을 되찼았다.

블루스퀘어는 일일 최대 3000여명의 인원을 수용하는 국내 손꼽히는 대형공연장이다. 무대 임대료만 연간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은 인터파크의 계열사 인터파크씨어터가 맡고 있다. 민간 운영 공연장 가운데 이만한 규모는 이랜드 와팝홀(2062객석), 롯데문화재단 롯데콘서트홀(2036객석) 정도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삼성과 네이밍스폰서 계약이 종료돼 자연스럽게 교체됐다. 입지적 조건과 명성 덕분에 최근 몇 년간 수익이 꽤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파크 계열사가 운영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문화기업이란 명성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96년 당시 국내 최초 온라인쇼핑사이트 인터파크를 설립한 창업멤버로 서울대 동문인 창업주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의 최측근이다. 인터파크의 핵심 사업인 투어, 티켓, 쇼핑, 도서 부문의 아웃라인을 구축한 인물이다.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인터파크 대표로 사업을 이끌다 물러난 이후 아이마켓코리아(산업재 B2B 전자상거래 사업) 등 주요 계열사를 거쳐 지주사 인터파크홀딩스에서 이기형 회장을 보좌해왔다. 인터파크가 작년 상반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 적자를 거듭하자 올해 3월 실적부진 탈출을 위한 구원투수로 깜짝 복귀했다.

이 대표의 노선은 확고하다. 시장포화 상태인 온라인쇼핑의 틀을 벗어나 미래성장동력을 찾는 것이다. 그의 취임 이후 인터파크는 출판사 인수, 교육 완구 생산 등 새로운 교육·문화 콘텐츠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도서(819억원), ENT(538억원), 투어(494억원) 부문 매출은 쇼핑(444억원) 부문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인터파크는 지난 9월 회생절차를 밟고있는 출판사 송인서적을 인수하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송인서적 지분 55%, 인수가는 50억원이다. 이달 말 채권단의 동의를 구하는 마지막 절차가 끝나면 최종 결정이 난다.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알짜 출판사 송인서적은 e-북의 등장과 온라인 판매채널의 약진으로 부도위기에 몰렸다. 인터파크가 송인서적을 인수한다면 1인 독립서점, 도서카페 매장 등 차별화한 O2O도서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시장은 바라보고 있다.

창립 이후 첫 PB(자체 브랜드) 생산에도 돌입했다. 그는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 장난감 생산 기업인 중국 메이크블럭사와 손잡고 교육용 완구 '코딩 놀이터'를 선보였다. 4조원에 달하는 e-교육 시장의 핵심 타깃층인 7~14세까지의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는 오픈마켓 지위만 유지하고 있을뿐 사실상 시장을 선회한 지 오래다. M&A나 자회사 확대로 얻는 부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선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공연이나 여행, 도서 등 특화 분야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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