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수출량 증가세…"조선 불황, 수출로 만회"

  • 송고 2017.10.23 15:34
  • 수정 2017.10.23 15:37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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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248만t 수출, 전년비 24.8% ↑…300만t 돌파 예상

수출지역도 다양해져…제품개발 활발 불구 사업비중은 축소

후판.ⓒ포스코

후판.ⓒ포스코

올 들어 국내 후판 수출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대 수요처인 조선업의 불황으로 감소한 내수를 수출 확대로 만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중후판 수출량은 약 248만t으로 전년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설용 철강재 등에 주로 쓰인다.

9월에만 44.3% 증가한 30만t을 수출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연간 수출량이 278만t임을 감안할 때 올해는 300만t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연간 수출량 300만t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기존 중국, 일본, 미국 등에 치우쳤던 후판 수출지역도 중동, 유럽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대(對)인도 수출량이 전년 대비 451.5% 급증한 28만t을 기록하는 등 서남아시아 수출량은 408.8% 늘어났다.

또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대이란 수출량(5만9000t)이 228.6% 늘어나는 데 힘입어 중동 수출량은 92.5% 늘어난 30만t으로 집계됐다.

이외 중미(4만5000t)는 539.3%, 남미(8400t) 501.5%, 호주(6만5000t) 131.5%, 유럽 47.1% 늘어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량이 대폭 증가했다.

일본도 46.8% 늘어난 51만t으로 나타났다. 올 초 신일철주금(NSSMC) 오이타제철소의 후판공장 화재에 따른 가동중단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수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31만t), 미국(16만t)은 각각 23.2%, 47.7% 줄었다. 미국 수출량의 경우 포스코 후판이 지난 3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덤핑 관세 7.39%와 상계관세 4.31%를 부과받는 등 통상압박이 수출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포스코(4곳), 현대제철(2곳), 동국제강(1곳)이 연산 1000만t 규모로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조선업 불황에 후판 설비 가동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6%로 2008년 101%와 비교해 대폭 줄었다.

후판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철강업계는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약 300만t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후판 수요가 감소하고 미국발 통상압박으로 수출상황도 만만치 않다"며 "이에 따라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수출 확대와 함께 고부가가치 후판제품을 개발하며 내수 침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올초 컨테이너 선박의 엔진 구조물에 들어가는 185㎜ 두께의 극후물재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극후물재는 후판의 두께가 100㎜이상을 뜻한다.

노르웨이·독일 연합 선급협회(DNV-GL)로부터 품질인증을 받게 됨에 따라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국내 조선사는 고품질의 후판을 운송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직접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최근에는 하나의 강판 내 서로 다른 두께를 갖는 신개념 후판제품인 '스텝 플레이트(Step Plate, 이종두께 후판)'의 개발을 완료하고 현대삼호중공업 선박에 적용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내마모성을 높은 QT강 등 고강도·고경도 후판을 생산하고 있고 동국제강의 경우 해양경비정과 잠수함 등에 쓰이는 두께 4.5㎜의 '초극박 후판재'를 상용화했다.

후판 수출량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활발하지만 후판사업 비중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기타제품(후판, 선재 등)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6%로 2015년 31.9%, 2014년 33.1% 대비 감소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후판 매출액 비중도 지난해 11.3%, 2015년 13.8%, 2014년 17.8%로 나타났다.

여기에 조선사들이 "선가하락 지속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최근 후판가격 상승기조로 인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은 한 층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호소하며 후판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동결을 유지했던 철강사들도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두 업계 간의 줄다리기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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