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도 있는데"…국감 타깃된 네이버 이해진 '억울'

  • 송고 2017.11.01 10:07
  • 수정 2017.11.01 10:07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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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과방위 31일 정무위 국감 이틀연속 출석…네이버 불공정 의혹 해명

"뉴스 부당편집은 사과…해외기업과 역차별은 고려해달라"

네이버 창업자이자 현재 글로벌투자를 책임지고 있는 이해진 GIO(Global Investment Officer,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연이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집중 질의를 받았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근 네이버의 뉴스 부당편집 문제가 불거진 터라 질의의 대부분은 네이버의 불공정을 질타하는 목소리였다. 이 GIO는 네이버가 받고 있는 비판과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GIO는 지난달 30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과방위)과 31일 열린 정무위원회(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 뉴스 부당편집 △미래에셋과의 자사주 맞교환 △YG엔터테인먼트 대규모 투자 △네이버페이 결제시스템 강제화 △검색광고 시장 독식 등에 관해 해명했다.

이 GIO는 과방위 7시간, 정무위 2시간 등 약 9시간에 가깝게 국회에서 의원들로부터 네이버 불공정 의혹에 대해 집중포화를 받았다.

과방위에서는 네이버의 뉴스 부당편집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난타전을 이어갔고 정무위에서는 네이버의 독과점 문제, 지나친 상업화에 따른 인터넷 생태계 교란, 정치적 편향성 및 공정성 시비 등을 폭넓게 다뤘다.

당초 해외출장 일정으로 국감 불출석 예정이었으나 막판 조율을 통해 이틀 연속 증인으로 출석한 이 GIO는 네이버의 불공정을 비판하는 의원들 질의에 "더 열심히 하겠다", "사과드린다", "사회적 영향을 고민하겠다"고 답하며 머리를 숙였다.

다만 네이버의 광고 영업이나 독과점 문제 등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냈다.

이 GIO는 네이버 매출 중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광고 수익의 70%가 소상공인에게서 발생하는 점에 대해 "검색광고 이용자의 80%는 한달 광고비가 50만원 이하"라며 "이 시장은 기존 신문 같은 시장이 아니라 구글이 가져갈 검색 광고를 우리가 막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무위 국감에서 최근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한 것을 언급하며 사업 독점 우려를 제기하자 이 GIO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곳들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끼리 힘을 합쳐야만 살아남고 해외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GIO는 "이기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살아 남기만을 바란다"며 절박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네이버가 검색 정보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는 "구글도 마찬가지"라며 맞섰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구글에서 '전문병원'을 치면 해당 제도에 대한 개념 설명이 뜨지만 네이버는 개별 병원 광고부터 뜬다"며 "심지어 보건복지부가 불법 의료 광고라고 유권 해석 내린 곳도 네이버의 광고주로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GIO는 "국내에서는 구글 점유율이 낮아 문제가 덜 될 뿐이고 구글이 1등인 나라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 GIO는 국감 막바지에 얻은 발언 기회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적극 피력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받고 있는 비판은 받아들이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달라는 요지였다.

이 GIO는 "인터넷 환경은 국경이 없다. 예전 오프라인 시장과는 다르게 글로벌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싸이월드가 사라지고 이 수익은 작은 기업, 신문사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이 가져간다"며 글로벌화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 상황을 강조했다.

또한 이 GIO는 "국내에서 그들(페이스북과 구글)이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얼마나 버는지 모르고 세금도 안내고 트래픽 비용도 안낸다"며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제가 유럽에서 본 것은 유럽, 중국에서는 자국 기업이 미국 기업과 싸워서 살아남도록 모든 정치인들이 그런 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을 보실 때 인터넷은 국내가 아니라 세계 시장 전체를 놓고 봐야한다"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이 GIO는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점유율이 90%에 달하고 싸이월드가 페이스북한테 밀리거나 다음이 카카오한테 먹히는 시대"라며 "이제 인터넷 사업은 절대 국내만 보면 안 된다. 전 세계로 놓고 시장 점유율을 봐달라"고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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