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삼표 상대 소송 승소..."풍납공장 대체 부지 지원 의무 없다"

  • 송고 2017.11.03 00:00
  • 수정 2017.11.02 17:46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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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대법원 항고 나설 듯..."서성벽 흔적 이미 증거로 나와"

송파구청 "삼표 18필지 403억원 보상 이외 5필지도 보상매입"

삼표산업 풍납동 공장으로 들어서는 레미콘차량.ⓒEBN

삼표산업 풍납동 공장으로 들어서는 레미콘차량.ⓒEBN

백제의 옛 왕성인 풍납토성 문화재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와 송파구청, 국토부가 삼표산업을 상대로 한 풍납동 레미콘 공장 이전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다.

풍납토성 서쪽성벽 유실구간에서 성벽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 소송의 결과를 좌우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송파구청과 서울시, 국토부는 삼표산업의 풍납공장 이전에 대한 대체부지 지원까지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일 대전고법 제1행정부는 삼표산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복원·정비사업 취소 소송 최종 판결에서 원고(삼표산업) 패소 판결했다. 앞서 지난 1월 삼표산업이 1심 승소 판결을 받은 지 10개월 만에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이번 소송은 서울시와 송파구청, 문화재청이 풍납동 토성을 복원하기 위해 풍납토성 서성벽 구간 끝자락에 위치한 삼표산업 풍납동 레미콘공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뤄졌다.

삼표산업은 지난해 3월 '백제 풍납토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계획'집행에 있어 풍납동 레미콘공장 이전 계획에 문제가 있으니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1심에서 삼표산업의 손을 들어줬고, 풍납토성 복원사업을 잠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삼표산업 풍납공장과 인근 주차장 등 보상부지 매입터에 서성벽이 땅위에 드러나지 않고 눈으로 확인되지 않아 문화재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적다며 삼표산업에 승소판결을 내렸고 풍납토성 복원사업에 따른 풍납동 공장 이전 계획을 중단 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문화재 복원사업에 문제가 없다며 항소심을 제기했고, 당시 역사·고고학계도 문화유산에 이해가 결여된 채 내려진 판결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소송은 지난 10월 18일 풍납공장 인근 주차장부지 옆 서성벽 유실구간에서 성벽터와 문이 있던 터인 문지로 추정되는 유구(건물의 자취)가 발견되면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송파구청은 서울시 및 문화재청과 풍납토성 복원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하늘에서 본 풍납토성ⓒ연합뉴스

하늘에서 본 풍납토성ⓒ연합뉴스

◆송파구청, 403억원 보상 18필지 매입 "나머지 5필지 보상 매입"

송파구청을 비롯한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지난달 삼표산업 풍납공장 인근에서 서성벽 흔적이 발견되면서 서성벽 구간이 삼표산업으로부터 매입한 주차장 부지를 거쳐 삼표 레미콘공장을 관통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이 서성벽 구간이 현재 잔존해 있는 풍납토성 북쪽성벽과 동쪽성벽, 남쪽성벽으로 이어져 타원형 형태로 백제의 옛 왕성인 풍납토성이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삼표산업과 풍납토성 복원을 위해 부지 보상 매입을 진행하던 지난 2004년 삼표측은 풍납토성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니 레미콘공장 포함 일대의 국가사적 추가 지정 범위를 넓혀달라고 요청했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 2005년 2월까지 삼표공장 부지를 포함해 사적 범위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표산업에 풍납동 공장 강제 이전을 요구한 것이 아닌 403억을 보상했고 사용허가를 내주며 지난 2003년부터 풍납동 공장부지 일대 총 18필지를 순차적으로 취득해왔다"며 "나머지 5필지 역시 삼표측에 정당한 보상을 거쳐 매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청 "문화재 사업, 대체부지 지원 의무 없어"

송파구청은 5필지 보상 매입은 이뤄지나 풍납공장 이전 철거에 대한 대체부지 마련은 법적의무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풍납토성 보존권역.ⓒ송파구청

풍납토성 보존권역.ⓒ송파구청

서울시와 송파구청에 따르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보상에 대한 법률을 보면 택지개발사업과 산업단지개발사업, 물류단지개발사업, 관광단지조성사업, 도시개발사업, 공공주택사업 총6가지 사업에 한해 토지보상이 이뤄진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화재사업의 경우 토지보상까지 법적으로 이뤄지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레미콘차량 사업자들을 위한 보상 비용 등도 최대한 요구에 맞춰 추가적으로 보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화재 복원사업이 늦춰진만큼 서성벽 흔적이 나온 곳을 중심으로 삼표로부터 매입한 주차장 부지로 복원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표산업은 풍납동 공장 이전을 막기위한 소송에서 지면서 대법원에 항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삼표산업은 오는 2022년 6월말까지 성수공장 공장의 문을 닫게 된데 이어 풍납동 공장을 이전철거하게 되면서 생산 타격을 입을 것이 불 보듯 뻔 한 상황이다.

삼표 성수공장과 풍납공장이 이전·철거하게되면 신일씨엠과 천마콘크리트공업 등 2개사만이 서울권에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레미콘 특성상 1시간30분 안에 건설현장까지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 강남 재개발지역 건설 등 서울 수도권 수요를 커버하는데 있어 이들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 재개발 등 삼표가 공장을 이전하게 되면 건설현장 수요를 커버하기 힘들어 공사기간이 지연되는 일시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이외 서울 권역과 가까운 수도권 레미콘 공장 물량으로 커버하면 어느정도 대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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