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브로드컴 140조 빅딜 거부…M&A 백지화?

  • 송고 2017.11.14 08:22
  • 수정 2017.11.14 09:10
  •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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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제이콥스 회장 "퀄컴 지배력 및 성장성 평가 못했다"

브로드컴 "대주주 상대 설득…퀄컴 주주들 반응 고무돼"

퀄컴 이사회가 브로드컴이 제안한 105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면서 IT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이 교착 상태에 놓이게 됐다

14일(현지시간) 퀄컴은 주주들에게 "이번 인수 제안은 브로드컴이 무선칩 제조업체를 저가에 구매하려는 기회주의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하며 브로드컴의 협상 제안을 거부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이번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규제 당국의 엄격한 독과점 조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공식 성명에서 "브로드컴이 제시한 인수가는 모바일 테크놀리지 시장에서 퀄컴의 지배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사회의 만장일치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지난 6일 퀄컴 측에 주당 70달러 지분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현금으로 60달러를, 브로드컴 주식으로 10달러를 각각 지급하는 조건이며 퀄컴의 지난 2일 종가에 28%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전체 인수 금액은 1천30억 달러이며 별도로 250억 달러의 부채를 승계하는 조건이다. 부채까지 포함하면 총 M&A 규모는 1천300억 달러(약 145조원)에 육박한다.

브로드컴은 싱가포르 아바고테크놀로지가 지난해 미국의 브로드컴을 인수하면서 재탄생한 업체로 인텔, 삼성전자, 퀄컴에 이은 글로벌 4위 반도체업체다.

퀄컴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브로드컴의 인수 의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브로드컴은 이미 적대적 M&A까지도 고려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퀄컴의 인수제안 거부는 브로드컴에 인수 가격을 높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브로드컴은 인수제안 거부에도 불구하고 인수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는 퀄컴 이사회의 합병 반대 결정 직후 성명에서 "우리는 주요 고객으로부터 이 합병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얻었다"면서 퀄컴의 대주주들을 상대로 설득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이어 "우리의 인수안은 퀄컴 주주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제안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들의 반응에 고무돼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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