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물렀거라"...쌍용차와 달리는 KB캐피탈 '무한질주'

  • 송고 2017.11.16 11:17
  • 수정 2017.11.16 11:19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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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순이익 1044억원…전년비 34.5% 증가

쌍용차 합작 캡티브사로 신차 금융 점유율 높여

쌍용차 '티볼리'.ⓒSY오토캐피탈

쌍용차 '티볼리'.ⓒSY오토캐피탈

KB캐피탈이 자동차 금융시장의 전통강자였던 현대캐피탈의 호적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캡티브 마켓(내부거래 시장)으로 점유율을 높여왔다면, KB캐피탈은 쌍용자동차와 합작한 전용 캡티브사로 자동차금융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76억원)에 견줘 34.5% 증가했다. KB캐피탈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금융 중심의 빠른 영업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영업자산에서 자동차금융 자산 비율은 지난해 말 81.7%에서 올해 9월 84.1%로 높아졌다.

KB캐피탈의 자산규모는 현대캐피탈(약 26조원)에 이어 캐피탈업계 2위에 안착하고 있다. 2015년 5조5876억원에서 지난해 7조4528억원으로 롯데캐피탈(6조8954억원)을 역전해 처음 2위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에는 8조1446억원까지 늘어났다.

쌍용자동차와의 협력이 KB캐피탈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2015년 10월 쌍용차와 KB캐피탈은 각각 51%, 49% 지분을 출자해 쌍용차 전속 캐피탈사 SY오토캐피탈을 설립했다. 쌍용차가 잘 팔릴수록 KB캐피탈의 실적도 동반 상승한다.

쌍용차 캡티브 시장을 확보하면서 KB캐피탈의 신차 금융부문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KB캐피탈은 지난해 4분기 JB우리캐피탈을 제치고 국산 신차 금융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올해 9월말 누적 4만2387대가 팔린 인기 모델 '티볼리'를 비롯, 지난달 창사 63년 만에 처음으로 내수판매 3위에 오르는 등 쌍용차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조정삼 한국신용평가정보 수석애널리스트는 "KB캐피탈은 2016년 1월 이후 SY오토캐피탈을 통해 쌍용차의 캡티브 시장을 확보, 신차금융 부문의 점유율을 제고했다"며 "영업자산이 확대되면서 이익창출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GM과의 제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전속금융사로서 신차 및 수입차 금융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자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할부금융도 담당하고 있다.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도 현대캐피탈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올 상반기 KB캐피탈 중고차 금융 규모는 약 45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현대캐피탈 중고차 부문 실적(5600억원) 대비 1100억원 가량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격차가 4000억원에 가까운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급속도로 차이를 좁혀가는 모양새다.

모바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가 효자상품이었다. KB차차차는 현재 1000여개의 중고차 매매상사들을 회원으로 두고 운영하고 있는 중고차 시세 제공·매매 거래 플랫폼이다.

중고차 거래기준을 제공할 수 있는 정교한 시세와 매물 제공, 허위매물 배제,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한 헛걸음 보상, 매도가 보장, 환불 보장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10월 일평균 4만7000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누적 방문자수는 약 2100만명에 달한다.

중고차 매매단지 캡티브 구축 전략도 주효했다. KB캐피탈은 중고차 매매단지가 조성될 때 직접 투자자로도 참여했으며 입점 예정인 매매상사에게 KB차차차를 홍보하는 등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경기도1자동차매매사업조합과 KB차차차를 통한 중고차 매매 활성화 마케팅 협력 업무제휴를 체결, 중고차 매물 확대를 본격화했다.

조정삼 애널리스트는 "자동차금융시장 내 경쟁 심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에 기반한 금리 및 수수료체계 합리화 등으로 인한 업계의 수익성 하락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KB캐피탈은 안정적인 영업기반과 우수한 조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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