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폐지 나선 미국…국내 영향은?

  • 송고 2017.11.23 16:46
  • 수정 2017.11.23 16:45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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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 "망 중립성은 자유시장 원칙 반하는 정책"…12월 14일 폐기안 표결

페이스북·구글·넷플릭스 등 강력 반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인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원칙을 폐지하기로 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CC는 망 사업자가 망을 이용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망 중립성 폐기안을 내달 14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급증하는 트래픽을 해결을 위해서는 콘텐츠 사업자도 망 비용의 일부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조치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자유시장 원칙에 반하는 망 중립성은 폐기돼야 한다"며 "오바마 정부 규칙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불확실성이 성장의 적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AT&T 등 통신사들은 환영하고 나섰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ISP를 공공 서비스로 분류해 데이터 내용이나 양에 따라 데이터 속도나 망 이용료를 차별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FCC의 이번 발표로 이들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망 중립성이 폐기되면 트래픽을 많이 쓰는 인터넷 사업자의 서비스가 느려지거나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추가비용을 망 사업자에게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인터넷 사업자들은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에린 에건 페이스북 공공 정책 담당 부사장은 "FCC가 발표한 최종안은 인터넷이 모든 사람에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망 중립성 보호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구글은 "그동안 망 중립성은 소비자를 위해 제대로 작동됐다"며 "이에 반하는 FCC 최종안은 실망스럽다"고 성명을 냈고 넷플릭스도 "특정 기업을 위한 망 중립성 폐기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망 중립성이 폐지될 경우 통신사들이 자회사에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반면 경쟁사들의 서비스 속도는 저하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는 미국의 결정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두고 통신사, 콘텐츠 사업자 등 업계 간 이해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 중립성 이슈는 각 업계의 입장이나 이익이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에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라며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국내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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