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이사회 D-3 "단독 후보 vs 쇼트리스트"

  • 송고 2017.11.24 13:42
  • 수정 2017.11.25 19:28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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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이사회서 후보자 추천 전망…김창록·신상훈 경합 부상

단독후보 추천도 거론…깜깜이 선출에 관치 논란도 이어져

지난 2014년 12월 은행연회장 취임식장의 하영구 회장ⓒ연합

지난 2014년 12월 은행연회장 취임식장의 하영구 회장ⓒ연합

전국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오는 27일에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연다. 지난 15일에 임시이사회의 후임 인선 논의에 이은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의 단독 추천이 이뤄질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후임 인선에 대해 논의를 지난달 26일과 지난 15일에 걸쳐 진행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후보자 모집방식과 심사과정, 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15일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멤버들이 차기 회장 후보를 각 1인씩 추천해 회장 후보군을 추렸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차기 회장 선임 관련 세번째 이사회를 열고, 회장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장 후보 선발은 은행장들의 추천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5일 이사회에 참석한 이동걸 산업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 8명이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도는 관출신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와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의 2파전 양상이다. 초반 유력한 후보였던 홍재형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아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은행엽합회는 홍 전 부총리의 항소심 결과에도 불구하고, 최종 대법원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서 후보군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는 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의 채용 기준이 '금고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 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결격 사유다. 회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홍 전 부총리의 경합 가능성은 거의 없게 됐다.

(왼쪽부터)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와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EBN

(왼쪽부터)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와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EBN

유력 후보인 김 전 총재는 행정고시 13회로 공직에 입문해 김대중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노무현정부 시절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국산업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제16~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고,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간 출신 유력 후보인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은 전라북도 군산 출신이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했다가,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신한은행 상무, 신한금융지주 상무, 제9대 신한은행장, 제5대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관과 민을 대표한 두 명의 유력 후보자가 경합하는 가운데 은행연합회는 27일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 추천을 가늠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과거 협회장 선임을 떠 올려보면 사원총회를 앞둔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가 가려지고는 했다"고 말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 직후 "오늘은 추천 후보를 들어보는 자리"라며 "정기 이사회에서 후보를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달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협회장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고 보면 시간이 촉박한 까닭이다.

다만 은행연합회장의 인사가 여전히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어서, 이번 정기 이사회에서는 두 명으로 쇼트리스트를 꾸려 올린 후 다음 주중 확정하는 방안도 가능해 보인다. 하 회장은 "언론에서 나온 쇼트리스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선은 은행연합회장 선출과정의 인사시스템이 여전히 바뀌지 않은 과거형이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5개 금융권 협회 중 선출 과정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 곳은 은행연합회가 유일하다.

은행연합회는 12명의 이사가 한날 한 자리에 모여 후보자를 뽑고 총회에서 선임한다. 사전 검증 절차가 없고 자격 기준 등도 공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은행연합회의 역대 회장 인선은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작용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의 선출 방식으로는 정부에서 찍어준 인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선출 역시 관치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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