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드라이브 삼성전자…재계, 新패러다임 가속

  • 송고 2017.11.27 08:08
  • 수정 2017.11.27 08:16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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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공지능센터 신설 등 4차 산업혁명에 방점

SK·LG·현대차그룹…조직 유연성 키우기 위해 공들여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센터 신설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조직개편에 방점을 찍자 신(新) 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하는 나머지 기업들의 움직임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의 경우 큰 폭의 변화는 없었지만, 4차 산업을 공략키 위한 연구조직 통합, 신설 등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장단 인사, 임원 승진인사에 이은 정기 조직개편·보직인사를 발표했다.

우선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디바이스솔루션(DS)의 3대 사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사업체제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연구조직은 4차산업 역량 강화차원에서 통합·신설했다. 세트부문은(CE·IM)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으며 산하에 AI(인공지능)센터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해온 손영권 사장의 역할은 DS분야에서 CE·IM부문까지 확대 강화됐다. 손 사장은 기존 DS부문을 포함 CE, IM부문과 Business Development(BD) 과제 등을 적극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이에 다른 기업들도 최근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조직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Deep Change·사업구조의 근본혁신)'를 더욱 강화시켜 내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들은 불확실성 시대에 오히려 핵심 기술과 미래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며 이번 기회에 리더십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 회장은 모든 기술 비즈니스가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의외의 자산이 큰 가치를 창출한다며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석유화학 호황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강도 높은 딥체인지 추진으로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6월 최고기술경영자(CTO)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선행연구소'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그동안 음성인식, 영상인식, 센서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각각 AI를 전담하는 AI연구소와 로봇을 전담하는 로봇 선행연구소로 분리했다.

AI연구소는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정보, 날씨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음성?영상?센서로 인식, 추론, 학습하는 AI 플랫폼으로 구축해 스마트가전, 모바일, TV, 자동차부품, 로봇 등 전 사업 영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컨버전스센터에 있던 AI연구소는 웹 운영체제(OS) 등 전사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SW센터 산하로 이동해 딥러닝 기반의 AI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

로봇 선행연구소는 컨버전스센터 내에서 지능형 로봇의 선행 기술을 개발한다. 두 연구소는 AI 가전,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 내년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글로벌 주요 사업 현장에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현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본사의 역할과 기능도 일부 조정한다.

조직개편이 되면 글로벌 주요 시장별로 권역본부가 출범하게 된다. 현대차는 내년에 북미와 인도에 권역본부를 설치, 이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북미 권역본부를 우선 도입한다.

현대·기아차는 각 권역본부가 현지 상황에 맞게 생산과 판매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 패러다임 변화에 한층 더 경쟁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지주회사인 ㈜두산에 최근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만들었다. 두산은 이번 CDO 조직 신설 의미에 대해 "그룹 전반에 디지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에 지원하는 부서가 아닌 주체로 참여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확대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특히 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는 디지털 기술이나 데이터들을 융합해 계열사간 업무 협업을 활성화하고 사업 시너지도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산업시대의 근본적 기술이 될 분야들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활용, 두산만의 ICT 플랫폼 개발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각 기업들은 연말을 앞둔 현재, 전략을 가다듬고 미래 동력을 찾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기업마다 성장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등 4차산업을 대비한 전담 조직이 대기업 안에 속속 자리 잡으면서 향후 기술 기반 업체들엔 필수로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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