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추진선 전환 다가온다…해운·조선업계 준비는?

  • 송고 2017.11.28 16:11
  • 수정 2017.11.28 16:17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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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IMO 환경규제로 LNG추진선 부상…벙커링 인프라 시급

관련 법 개정 및 LNG 공급체계 선순환 고리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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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이 각광받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글로벌 선사들이 LNG 추진선 도입에 나선 만큼 우리나라도 선박 건조와 운항은 물론 기자재까지 관련업계 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국내 LNG 추진선은 2014년 취항한 '에코누리호' 1척에 불과하며 선박 도입을 추진 중인 선사도 소수에 불과하다.

7월 기준으로 LNG추진선은 전 세계에서 112척이 운영 중이며 새로 118척이 발주되는 등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세계 LNG추진선의 73%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선박이 트렌드로 떠오른데 따른 것이다. IMO는 2020년부터 연료유의 황산화물(SOx)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선박 배기가스가 해양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또 SOx 함유량 외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배출통제구역(ECA, NOx 배출량을 0.1%로 제한)을 시행 중인 북미지역에서 2021년 1월 발틱해와 북해까지 확대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LNG추진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LNG 벙커링(연료주입) 인프라 부족, 높은 건조비용 등이 LNG추진선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LNG 추진선 도입과 함께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LNG 벙커링 인프라 확대가 중요하다. LNG추진선박 발주→벙커링 인프라 구축→발주 확대→벙커링 인프라 확대의 선순환 고리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 정비가 우선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해양수산부의 항만운송사업법상 선박 급유업 대상에 LNG 추가시 해상연료로 LNG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도시가스사업자로 가스공급을 일원화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 없이는 민간업체의 해상연료 공급은 힘들다.

해수부는 "현재 도시가스사업법상 해상 연료용 LNG의 도입 자체가 가능하지 않아 도입, 판매가 가능하도록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간 상생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장 확대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해운업 패러다임이 고효율 및 친환경 선박으로 바뀌고 있지만 국내 선사가 발주한 선박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항선박 중 890척의 에너지 효율성을 검토한 결과 248척은 고효율·친환경 선박으로 교체가 필요하다.

일본, 중국, 대만은 자국 선사가 자국 조선소에 발주하지만 초대형선박의 경우 현대상선의 1만3000TEU급 5척만이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 2만568TEU급 '마드리드 머스크', 두번째로 큰 컨테이너선 2만150TEU급 'MOL 트라이엄프'는 각각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20년 환경규제에 따라 선박 발주 움직임이 내년께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내 선사들이 LNG 추진선 뿐만 아니라 일반 선박 발주를 어느 조선사에 발주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LNG 추진선 기자재 기술도 건조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한국형 화물창 'KC-1' 공동 개발하고 있지만 기자재업체들의 기술력 문제로 아직까지 더딘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자재업체들은 영세한 곳이 많고 조선업 불황으로 기술개발도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라며 "평형수처리장치 시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강이 적용된 액화천연가스(LNG)추진 벌크선이 올해 말 진수된다. 일신해운이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것으로 LNG연료탱크 소재에 포스코 고망간강이 적용된 첫 사례다.

다만 포스코 고망간강이 국제노선을 운항하는 선박에 적용되려면 IMO가 인정하는 선박용 LNG 탱크소재로 채택돼야 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조선업 전문가는 "일본, 중국의 LNG 추진선 도입은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며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를 따내기 위한 기술 및 인프라 확보, 특히 벙커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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