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너지고…“다시 조선주 담을 시기”

  • 송고 2017.11.30 15:16
  • 수정 2017.11.30 15:28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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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지연·낮은 기술력 여전…연비 감안하면 한국 발주가 더 유리

강자만 살아남는 환경규제 “빼앗긴 벌크선시장도 다시 찾아와야”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

지난해부터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주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비 등 선박 품질과 경쟁력에서 도태되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가 더 이상 한국의 위협이 되지 않는 만큼 이제는 중국에 빼앗겼던 벌크선 시장까지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37억달러 규모의 선박 143척을 수주하며 글로벌 수주금액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중국은 104억달러(247척)를 수주하며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연간 수주 1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일본은 29억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3대 조선강국 중 한국의 수주실적 증가세는 단연 돋보이고 있다. 지난해 45억달러 수주에 머물렀던 한국의 올해 수주실적은 3배 이상 늘어난 반면 중국(2016년 수주 90억달러)은 소폭 증가했고 일본(2016년 수주 32억달러)은 지난해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량에서는 중국(7710만DWT, 1353척)이 한국(4520만DWT, 366척) 및 일본(4900만DWT, 606척)이 여전히 크게 앞서 있으나 올해 10개월간 누적인도량에서는 CGT 기준 1000만CGT(506척, 183억달러)로 한국(960만CGT, 256척)에 근소하게 앞서 있는 수준이다. 인도금액은 한국이 246억달러로 중국보다 63억달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환경규제 강화가 중국 조선업계의 몰락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의 내년 이후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는 선박품질은 향후 경기회복 시기에 선사들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려세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건조한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APL 살랄라(APL Salalah)’호가 톤마일(ton-mile)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10.384그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4년 중국 다롄조선이 건조한 동형선 ‘CSCL 서머(CSCL Summer, 12.431그램)’호와 양즈장조선이 건조한 ‘한진 나무(Hanjin Namu, 13.420그램)’호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대우조선이 건조한 선박에 비해 20%~30%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이 건조한 선박에 장착된 주엔진(12K98ME-C6.2)은 다롄조선과 양즈장조선에서 장착된 주엔진(10S90ME-C9.2)보다 구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 조선업계의 기술력 격차를 가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비차이를 바탕으로 대우조선이 건조한 ‘APL 살랄라’호를 향후 10년간 운영할 경우 ‘CSCL 서머’호에 비해서는 2200만달러, ‘한진 나무’호보다는 3200만달러의 연비를 절감할 수 있다(운항속도 22노트, 연료비 t당 300달러 기준).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신조선가가 한국보다 약 15% 저렴하나 10년간 선박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연비차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중국에 선박을 발주하는 선사들은 한국보다 매우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조선업계의 만성적인 인도지연과 낮은 생산성도 한국의 경쟁상대로 보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만8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중국 장수뉴양즈장조선의 지난 2014년 선박 인도량은 32척, 연간수익은 21억8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1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은 77척의 선박을 인도했으며 29억9500만달러의 연간수익을 거뒀다.

이와 같은 낮은 생산성은 다른 중국 조선소도 예외는 아닌 상황이다.

다롄조선은 지난 2013년 8월 자국 선사로부터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는데 이들 선박은 지난해 2월과 8월에 인도됐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경우 2015년 1월 마란탱커스(Maran Tanker)로부터 수주한 VLCC 1척을 이듬해인 2016년 10월에, 현대중공업은 2014년 1월 DHT홀딩스로부터 수주한 VLCC를 2016년 8월에 인도하는 등 우수한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강화되는 환경규제는 중국 조선업계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을 0.5% 이내로 줄이는 환경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규제는 결국 충분한 설계인력과 기술력을 갖춘 조선소에 한해서만 생존을 허락할 것이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빅3의 수혜를 예상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박무현 연구원은 “중국 조선업계는 많은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설계인력이 매우 부족해 인도지연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해 중국은 한국이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엄청난 실적악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운항되고 있는 선박 2만7000여척 중 벌크선은 1만1000척에 달할 만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계가 우수한 연비 등 기술력을 앞세워 벌크선 수주를 늘려나간다면 도크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중국 조선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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