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도 2.3%…특판 RP로 한투에 '맞불'

  • 송고 2017.12.11 10:29
  • 수정 2017.12.11 10:29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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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3% 금리 제공 특판 RP 등으로 총 2000억원 한도…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도 2.3%

삼성증권 가입조건 없는 모집은 처음…발행어음 인가 보류됐지만 전략상품으로 고객 유인

삼성증권은 연 2.3%(세전)의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1년 RP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6개월짜리 RP를 총 2000억원 한도로 모집하고 있다. ⓒEBN

삼성증권은 연 2.3%(세전)의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1년 RP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6개월짜리 RP를 총 2000억원 한도로 모집하고 있다. ⓒEBN

삼성증권이 연 2.3% 수익을 제공하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출시했다.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금리도 2.3%임을 감안하면 이를 의식한 전략 상품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이 가입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고금리 특판 RP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문제로 단기금융업 인가가 보류됐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 특판 RP로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복안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연 2.3%(세전)의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1년 RP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6개월짜리 RP를 총 2000억원 한도로 모집하고 있다. 인당 가입한도는 1억원이다.

증권사는 RP 판매로 조달한 자금을 국고채 등에 투자한 뒤 운용 수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금리로 지급한다. 통상 고금리 RP는 증권사들이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고 고객을 확보해두려는 마케팅의 일환이다. 역마진이 나더라도 만기때 다른 상품으로 유도하면 결과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가장 먼저 받았다. 1년 만기에 연 2.3% 수익을 제공하는 '퍼스트 발행어음'이 지난달 27일 판매 이틀 만에 50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일시적으로 판매를 마감했다가 지난 8일 판매를 재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판매 재개한 발행어음의 판매 한도를 별도로 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직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의 흥행에 시장을 뺏길까 노심초사하면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가만 받으면 곧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발행어음 사업 준비는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속이 타는 건 삼성증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인해 심사 자체가 보류되면서 사업 개시 시점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며 인가 보류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신규 수익원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홀로 인가 보류는 삼성증권에게 긴장감을 줬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심사가 진행될때 까지 면밀하게 준비하면서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특판 RP로 자금을 유인하는 등 초대형 IB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몇년 만에 재개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특판 RP는 가입 금액만큼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른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등 조건을 제시해 신규금액을 유치한다"며 "삼성증권은 조건없는 특판 RP로 기존 고객을 잡아두는 동시에 자금을 유인해 업계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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